MCN 열풍, 누가 웃을까?

[유재석의 비틀어보기] MCN 열풍, 누가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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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화두인 키워드를 고르라고 하면 저는 망설이지 않고 MCN(Multi Channel Network)을 꼽을 것입니다. MCN은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페이지에서 인기를 얻어 스타로 떠오른 사람들을 묶어 관리해주는 곳을 의미합니다. 연예 기획사와 비슷한 개념이죠.

이러한 키워드가 등장한 배경은 ‘모바일’입니다. 기존에는 ‘방송’은 방송사에서 시청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송신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었습니다. 연예인, 전문가 등의 유명인이 출연하고, 막대한 예산을 바탕으로 한 제작진이 이를 뒷받침해 1~2시간 분량의 콘텐츠를 만들어왔습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인터넷’을 통해 UCC나 온라인 생중계와 같은 새로운 형태가 등장했고, 2012년 스마트폰과, 4세대 통신(LTE)이 등장한 뒤 본격적으로 동영상을 소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과도기에 떠오른 개념이 바로 MCN입니다. 유튜브에서 백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갖추고, 영상 클립의 페이지뷰(PV)가 1억 건을 넘어서며,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게 됐죠.

모바일 동영상 생태계의 새로운 트렌드는 아래와 같은 그림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designed by 심상용 에디터

크리에이터는 ‘유튜브 스타’를 의미하곤 합니다. 양띵, 대도서관, 도티 등이 대표적이죠. 이들은 영상을 올릴 수 있는 ‘플랫폼’에서 단순히 게임을 하고, 음식을 먹으며, 화장을 하는 모습을 중계할 뿐인데,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월 3000만 원 이상의 돈을 벌어들이는 스타들이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크죠.

MCN은 크리에이터들이 모여(혹은, 이들을 모아) 만들어진 기획사입니다. PPL(Product PLacement), 혹은 동남아 및 중국 진출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어주며 각종 크리에이터들을 콜라보레이션해 콘서트를 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만드는 조직입니다. 무엇보다 게임/뷰티/패션 등에 특화된(Vertical)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만든다는 것이 강점입니다.

플랫폼은 크리에이터 개인 혹은, MCN 차원의 콘텐츠를 게재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기존 강자인 유튜브(글로벌)와 TV캐스트, 다음팟TV(국내)가 있지만, 최근에는 트위치, 플럽, V, 게임덕 등 모바일에 특화된 생방송 플랫폼들도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크리에이터, MCN, 그리고 플랫폼. 이중에서 누가 승자가 될까요.

플랫폼부터 보겠습니다.

온라인 생중계의 조상격인 아프리카TV가 ‘별풍선’으로 대표되는 수익 모델을 통한 생태계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최근에는 모바일에 완전히 특화된 플랫폼이 등장했습니다.

특히, V는 한류 연예인들을 최전선에 배치했으며, 별풍선과 같은 기능을 하는 하트를 무료로 배포하는 등 아프리카TV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위협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여기에 더해 한류 연예인들의 생방송에 자막을 입혀 글로벌 시장까지도 공략하고 있죠(트래픽의 61%가 해외 유입). 다만, 수익화가 관건이겠죠. 모바일 결제 불모지와 다름 없는 동남아시아 이용자들의 지갑을 열어야할 것입니다.

빅뱅의 멤버 대성이 V에 출연해 일반인과 함께 귀가 방송을 찍고 있는 장면
빅뱅의 멤버 대성이 V에 출연해 일반인과 함께 귀가 방송을 찍고 있는 장면

이러한 공세에 대해 아프리카TV로서는 기존 크리에이터보다 더 유명한 샐럽을 확보하는 것과, 해외 진출을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 왔습니다. 최근, 윤종신이 소속돼 있는 미스틱엔터테인먼트와 함께 ‘프릭’이란 조인트 벤처를 설립한 이유도 이러한 고민의 연장선일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온라인 클립 동영상의 조상격인 판도라TV 역시 모바일 전문 생방송 플랫폼을 갖추고자 ‘플럽’이라는 개인 방송 서비스를 출시했죠.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MCN과 플랫폼들

다음은 MCN과 크리에이터입니다.

MCN 사업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전문성 있는 크리에이터’와 ‘꾸준함’을 강조하며, 연예인들의 공격적인 행보가 두렵지는 않다는 입장입니다.

최인석 레페리 대표는 “사실 연예인이 등장하면 제일 위험한 분야가 뷰티이지만 그들이 인터넷 방송에 등장하는 게 두렵지 않다”며 “1인 창작자로 성공하려면 끈임없이 콘텐츠를 만들고 올려야 하는데, 연예인이 그런 역할을 소화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속성을 갖는 연예인은 살아남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연예인은 마케팅에 그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 MCN은 매스미디어의 공습을 이겨낼 수 있을까?

이들은 크리에이터가 갖고 있는 버티컬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용자들의 신뢰를 얻고, 정보와 광고가 잘 녹아져 있는 네이티브 형태의 PPL을 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MCN을 통한 화장품 관련 PPL 사례. 출처: 우먼스톡

다만, 아직까지는 영상 플랫폼이 파편화돼 있기에 이들의 가치가 빛나는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파편화돼 있다는 것은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들은 여러 플랫폼을 아우르며 수익을 얻습니다. 가령 아프리카TV 생방송을 통해 별풍선으로 수익을 거두고, 그 영상을 녹화해서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에 올려 추가로 돈을 벌어들일 수 있죠.

지난 번 ‘한국 MCN의 현재, 그리고 난제’라는 제목의 글로 현재 시점을 정리했던 적이 있는데요. 연예인들이 크리에이터의 영역을 침투해오고 있습니다. 나영석 PD의 신서유기, V에 등장하는 연예인들 모두 기존 방송과는 다른 규격의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일반인의 귀가를 도와준다든지, 5~10분 크기의 콘텐츠를 만든다든지 등.

국내 MCN 플레이어들은 대형 플랫폼, 연예인과 같은 주요 플레이어들과 모두 싸워야 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물론, 대도서관, 양띵 등의 유튜브 스타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MCN에 속하게 됐을 때에도 수익을 보장할 수 있을지는 냉정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이 개인적으로 활동할 때 월마다 벌어들이는 돈이 2000만~3000만 원에 달합니다. MCN에 합류한 이유는 더 큰 수익을 위한 시장을 보장 받겠다는 의미이기도 한데요. 과연 이들의 수익을 보장하며 기업 운영의 차원에서 ROI가 나올 수 있도록 경영할 수 있을까요. 결국, 앞서 언급했듯 두 가지 장벽을 이겨내야 합니다. 아니면 해외에서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겠죠. – 한국 MCN의 현재, 그리고 난제

최근에는 연예인들이 모바일 동영상 규격에 맞는 콘텐츠를 만든 뒤 새로운 플랫폼에 얹고 있습니다. 어쩌면 10년 뒤 텔레비전에서는 중장년층을 위한 프로그램이 방영되며, 무한도전과 같은 국민 예능은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서만 방영될 것 같습니다.

다만, 가까운 미래에는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이 한두곳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들은 크리에이터들이 만든 콘텐츠에서 발생하는 광고 수수료를 끌어모으게 될 것입니다. 진입 장벽도 높아지겠죠. 지금은 과도기이기에 MCN과 크리에이터 모두에게 기회가 있습니다.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기에는 크리에이터의 숫자가 여전히 부족합니다. 더 많은 숫자의 크리에이터들이 최대한 빠른 시간 내로 연예인 만큼 유명해져야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인데, 남은 시간이 많지는 않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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