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택시와 우버의 갈등

[박상훈의 인도네시아 비즈니스] 인도네시아 택시와 우버의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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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훈

박상훈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우버와 그랩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자카르타에서 벌어졌습니다. 이번 시위는 택시 연합뿐 아니라 버스, 앙꼬딴, 파자이까지 연합하여 호텔인도네시아 앞을 비롯해서 주요 도로의 길을 막고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부분은 우버 차량이나 데모에 동참하지 않는 택시는 무차별적으로 린치를 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버와 그랩 그리고 택시와 대중교통 간에는 어떠한 문제가 있을까요? 오늘은 이 문제의 근원적인 시작점을 알아보기 위해 공유경제라 불리는 우버와 그랩의 특징과 불법 논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관련 기사: 아날로그 택시 ‘반란’ 자카르타 대혼란 (데일리 인도네시아)

이 모든 사태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갈등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갈등은 밖으로 드러나 있는 표면적인 문제일 뿐 인도네시아의 경우 더 근원적인 문제는 지금까지 가진 자와 새롭게 가지려 하는 자의 갈등으로 판단하는 것이 정확할 것 같습니다. 또한 그 이면에는 새롭게 가지려고 하는 자의 새로운 시장 질서가 야기하는 법적인 문제 또는 기존 시장질서와의 상충되는 문제가 내제 되어 있습니다. 이번 논란의 근원적인 문제인 공유경제와 불법에 대해서 알아보기 이전에, 이 문제가 가지는 인도네시아만의 특징을 먼저 확인하고 넘어가려 합니다.

도시 주요도로를 막고 시위하는 택시의 모습

이 문제를 더 객관적으로 알아보기 위해서는 인도네시아의 택시 사업에 대해서 알아봐야 합니다. 한국과는 달리 인도네시아는 개인택시 조합이 없는 나라입니다. 실제 택시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회사의 오너는 군 장성 출신으로 정부와의 강력한 커넥션을 바탕으로 별다른 문제없이 택시회사를 운영하며 큰 수익을 올리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인도네시아는 한국과 달리 택시 산업은 개인 사업자들의 조합이 아닌 대기업이 하고 있는 비즈니스라 보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이제까지 편안하게 사업해 오다가 우버와 그랩이라는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모델에 크게 뒤통수를 한방 맞은 격이었습니다.

정부 커넥션을 바탕으로 우버와 그랩을 불법으로 만들려던 시도는 수포로 돌아가고, 마지막 방법으로 자신들이 움직일 수 있는 택시 노동자들을 동원하여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드리고 가는 이유는 우버와 그랩의 출현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지금 먹고 살기 힘들어진 것은 택시나 버스 기사가 아니라 그것을 운영해 오던 대기업임을 알려드리기 위함입니다. 오늘의 폭력시위는 분명 단절되어야 할 부분임은 분명하지만, 실제 그 기사들도 큰 기업의 하수인에 지나지 않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인도네시아 내부 문제가 나왔으니 소비자의 입장에서 우버와 택시를 한번 비교해 보겠습니다. 인도네시아 택시 타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물론 좋은 기사도 있지만, 분명히 한두 번 이상은 불쾌한 경험이 있으셨을 것입니다.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문제가 잔돈 문제이지요. 택시를 자주 이용해 보신 분이면 한 번씩은 안 당해 보신 분이 없을 정도로 빈번히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게다가 어설픈 인도네시아어 쓰면 막히는 길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이 경험하셨을 것입니다.

반면에 새롭게 나온 우버는 러시아워 시간을 제외하면 택시보다 요금이 적게 나오는 경우도 많으며, 특히 잔돈 때문에 싸워야 하는 일이 없어 정말 좋습니다. 그리고 모든 기사가 내비게이션을 사용하기 때문에 잘못된 길을 선택할 확률도 상당히 줄어듭니다. 또한 제가 타 본 우버 기사들은 대부분 친절하고 영어도 잘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는 자주 우버나 택시 기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편인데요, 많은 우버 기사들이 실제적으로 차를 직접 소유한 경우는 없으며, 렌터카를 사용한다고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또한 많은 우버 기사들이 블루버드 기사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왜 블루버드를 하지 않고 우버를 하느냐고 물어보면, 렌터카 비용을 지불하고 나서라도 남는 것이 훨씬 많다는 것입니다.

주방에 불나게 열심히 요리만 하다 보면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라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랩과 우버 둘 다 등록해 두고 시간제한 없이 열심히 하면 블루버드 2~3배의 수익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택시기사가 우버 기사보다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아 돈을 못 버는 것일까요? 제가 이 정도 이야기드리면 실질적인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는 독자분들이 직접 판단할 수 있으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폭력시위로 오히려 좋지 않은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블루버드 택시

자 그렇다면 우버는 적정한 수수료율로 고객에게는 더 친절하고 저렴한 서비스를, 기사들에게 더 많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착한 기업이기만 할까요? 본격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우버와 그랩은 어떤 서비스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랩의 경우 동남아의 우버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말레이시아에서 만든 서비스이며,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가 큰 투자를 한 업체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랩의 경우 우버의 카피켓 서비스이고, 우버가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 서비스이므로 우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 보겠습니다.

우버의 경우 2010년 6월에 시작된 서비스로 세계 37개국 140여 개 도시에 진출했으며, 계속된 확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이야기한다면 전 세계 대도시에서 사실상 콜택시 중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기존의 허가를 받은 콜택시가 아닌 일반인의 차량을 이용해서 이 중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앱을 이용해서 실시간으로 기사를 부를 수 있고, 기사의 평점을 매기고 기사의 평점을 확인할 수 있으며, 그 외 다양한 서비스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우버를 사용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기술적으로는 상당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입니다.

여기서 우버 비즈니스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한번 확인해 봐야 합니다. 콜택시 중계를 하지만 실제 콜택시가 아닌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잉여차량을 이용하는 것이 이 서비스의 핵심입니다. 잠시 차 놀 때 손님 한번 실어주고 돈 벌어가라는 것입니다. 기존의 어떤 서비스를 위해 만들어진 자원이 아닌 잉여의 자원을 활용해서 고객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이런 서비스를 ‘공유경제’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우버는 이런 ‘잉여자원’과 ‘소비자’를 연결시켜 주는 중개자(Middleman) 역할을 하는 기업입니다. 이런 기업들의 특징은 세 단어로 함축할 수 있습니다. ‘중개’, ‘자동화’, ‘최소한의 고용’입니다. 일반적인 대규모 IT기업들이 가지는 특성이기도 합니다.

이 부분에서 정확히 살펴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버의 기사들은 우버와 계약관계에 있는 것이지, 정식 고용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적으로 이런 기업들은 사람을 활용하는 방식이 아직은 기계가 할 수 없고,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단순작업에 제한된 경우가 많습니다. 더 중요한 부분은 실제 이 중개시장에서 잉여자원을 이용해서 서비스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계약직 노동자를 양산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보면 인도네시아 우버 기사 중에서 자신의 차를 가지고 자신의 여가 시간에 우버를 하는 기사가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대부분의 기사가 렌터카를 빌려서 직업으로서의 우버 기사를 선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직은 택시보다 수수료 면에서 유리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버가 어느 정도 시장에서 위치를 확보하기 시작한 순간 우버의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입니다.

실제 시장이 진화되어 가고 있는 부분은 인간의 노동력을 극대화시키거나 인간이 유리한 방향이 아니라, 큰 기업이 이익을 취함에 있어 더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택시기사도 우버 기사도 고젝기사도 그저 큰 기업의 소모품으로만 쓰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사진과 관련된 회사 중에 유명한 회사가 인스타그램입니다. 옛날 필름 카메라 시절에는 코닥이라는 회사가 있었습니다.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인수할 때 인스타그램의 직원 수는 13명이었다고 합니다. 코닥이 전성기 시절에 고용한 인원은 14만 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기술이 발달한 기업일수록 고용은 줄어들게 마련입니다. 이런 IT기업들이 요즘은 O2O(Online to Offline) 비즈니스를 통해서 온라인에만 머무르지 않고 오프라인에 진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 미국에는 이런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많은 소송이 벌써부터 이루어지고 있었고, 어제의 인도네시아의 데모도 이러한 일련의 문제의 시작이 되는 시점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O2O기업은 대규모의 소비자와 공급자를 확보하게 된다면, 정부의 규제나 법적인 문제도 끝내는 완화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고젝의 경우만 보더라도 정부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까지 비즈니스가 확장된 상황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시장에는 새로운 시장의 질서가 필요한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 시장의 질서가 모든 일하는 사람과 소비자에게 더욱 좋은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야 할 것입니다.

아침에 급하게 데모하는 현장을 확인하고 내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우버나 그랩은 O2O를 대표하는 서비스이고, 공유경제라는 부분에서 여전히 각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공유경제의 기본을 알려 드림으로서, 향후 더 발전하고 복잡하게 진행될 다양한 비즈니스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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