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코드가 중국에서 성공한 진짜 이유

[김두일의 차이나 인사이트] QR코드가 중국에서 성공한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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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일 퍼틸레인 고문이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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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에서도 모바일 중심의 핀테크와 결제 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새삼 중국에서 QR코드가 대중적으로 확산된 이유에 대해서 관심이 높아졌다. 대부분의 미디어를 통해 나오는 이야기들은 QR코드의 편의성과 장점에 대한 설명 그래서 사용자가 늘어났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던데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어떤 결과에는 필연적으로 따르는 인과관계가 있는 법이고 그 인과관계에 따라 결과를 분석해야지 결과를 놓고 과정을 짜 맞추는 것은 올바른 분석법이 아니라 생각한다.

1. 과거 중국의 결제 생태계

지금부터 10년전만 하더라도 중국에서는 신용카드라는 것이 거의 없었다. 지금도 중국에서 신용카드 발급은 그다지 대중적이지는 않으니, 10년 전에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대신 체크카드가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고 사용하는 그 체크카드가 맞다. 이러한 체크카드들은 은행연합 줄여서 은련(유니온페이)이라 불리우는 곳에 가입되어 있는데, 이 은련이 유일하게 중국 은행간의 네트워크 교류가 가능한 운영기관이기 때문이다.

이 은련은 중국의 금융당국(조페공사)과 정부주도로 만들어진 메이저 은행들(중국, 공상, 건설, 농업, 교통)들이 함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들에 의해 오프라인 결제 생태계가 만들어졌고 그들만의 독점체제였다.

2. POS 시스템의 확산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일반인들의 결제에 대한 편의성 요구와 수요가 생겨났으며, 여기에 은행들의 적극적인 영업을 통해 체크카드의 발급은 비약적으로 늘어난다. 체크카드 사용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도 동시에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례로 10년전에는 신용카드는 면세점과 특급호텔 외에는 사용이 불가했고 체크카드도 1선급 도시에서 그것도 꽤 규모가 되는 식당 등에서만 사용 가능했지만, 은련 체크카드의 확산은 전국적인 가맹점의 숫자를 늘이는 저변성 확대의 역할을 했다.

당연히 가맹점들의 결제와 매출정산에 POS 단말기 사용이 필수가 됐고 그 과정에서 큰 수익거리가 되어버린 결제 수수료를 먹기위한 중계대행 시장이 뜨거워졌다. 이 과정에서 중국정부는 뜬금없이 그 시장을 독점하던 은련 외에 무려 60개가 넘는 회사에다가 ‘제3자 카드결제 대행 라이선스’를 발급해주었다.

모르긴해도 이런 금융 라이선스를 얻기 위해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 인물들이 대거 이권에 관여했을 것이다’라는 개인적 추측을 하는 편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느닷없이 금융 라이선스 발급이 될리도 없고 결과적으로 발급받은 회사들 중에 60% 이상은 별 존재감이 없거나, 혹은 회사자체에 문제가 있는 곳도 있었으니 말이다. 웃기는 이야기지만 나중에 결제대행 라이선스 발급이 까다로워지면서 신규로 이 사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온라인 기반의 회사들은 이전에 손쉽게 발급받았던 망해가는 회사들을 인수해서 순조롭게 진입하는 새로운 전략을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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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온라인 결제의 성장

그런 가운데 온라인 결제시장이 급성장하기 시작한다. 두 가지 분야의 산업이 주된 성장을 이끌었는데, 바로 온라인쇼핑과 게임이었다. 당연히 온라인 결제대행회사인 PG(Payment Gate)사들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우리에게도 너무 유명한 알리페이가 그 시장의 원조이자 원톱격이고 그렇게 된 이유에는 타오바오 라는 중국(사실은 세계) 최대 쇼핑몰의 급성장이 가장 큰 이유였다. 텐센트가 후발주자로 위챗의 성공과 더불어 이 시장에 뛰어들어 무섭게 추격중이다. 그 외에도 상당히 많은 회사들이 온라인결제 대행 라이선스를 발급 받았으나 유명무실한 회사들도 많은 편이다.

4. 알리페이가 온라인 결제의 맹주가 된 이유

주지하다시피 알리바바에서 운영하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쇼핑몰인 타오바오의 영향이 본인들의 노력에 의해 얻어진 내부적인 결과였다면 외부적인 운도 좋았던 것이 금융과 결제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던 은련(유니온페이)의 오판도 크게 작용했다 판단된다.

은련은 오프라인 생태계 즉 POS 시스템의 새로운 경쟁자들의 대거 등장에 긴장하고 있었고, 그들과의 일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고 그런 결정에는 ‘온라인 결제 시장이 커져야 얼마나 커지겠어?’라는 잘못된 판단이 자리하고 있었다. 혹은 눈앞에 (오프라인 결제시장의) 경쟁에서 승리한 후에 온라인을 신경써도 쇼핑몰이나 하던 후발주자를 누를 수 있다는 오프라인 회사 특유의 자만심에 쌓여 있었던 것 같다.

그 사이에 온라인 결제 시장은 차국차국 커지고 알리페이는 이 시장의 맹주가 될 수 있었다.

5. 오프라인 결제와 온라인 결제의 충돌

오프라인 결제시장을 완전하게 장악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온라인 결제 시장이 만만치 않음을 깨달은 은련은 뒤늦게 정신줄을 차려 해당 시장 공략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주요한 전략은 은행체크카드와 온라인 결제의 연동을 무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가맹점(쇼핑몰, 웹, 앱, 게임 등)을 석권하고 있는 온라인 PG들의 수성은 탄탄했다. 은련은 현재까지도 10% 내외의 온라인 결제시장의 점유율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반면 온라인 결제 진영의 오프라인 공습은 매서웠다. 1차 공습은 알리페이가 직접 POS 단말기 시장에 진출을 시도 하는 것이었는데, 이는 시장규제권한까지 가지고 있던 은련 측의 방해로 무산 되었지만, 이에 알리페이는 더 이를 갈게 됐고 결정적 핵무기 두 방을 가지고 오프라인 결제시장에 안착하게 되었는데 바로 O2O와 QR코드였던 것이다. (제목과 주제를 이야기하기 위해 참 오래 걸렸다. 그만큼 배경설명이 꽤 길기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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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광역 무기 O2O

모바일이 생활의 중심이 되면서 O2O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이 O2O가 가장 흥한 곳은 인구가 가장 많은 중국이었다. 대표적으로 2014~2015년 차량호출 서비스인 디디다처, 콰이디다처가 수많은 사용자를 확보하면서 아울러 (알리바바와 텐센트) 양 진영이 무차별 보조금 경쟁을 하면서 그야말로 뜨겁게 달아 올랐고, 음식 배달 서비스인 메이퇀과 어러마 등도 이런 경쟁 대열에 합류하면서 중국은 O2O의 인프라가 생활의 필수가 되어 버렸다. 즉 그 동안은 쇼핑몰이나 게임 아이템 구매 등의 온라인 결제에 머물러 있던 온라인 PG사들이 오프라인으로 나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게 된 것이다.

7. 결정적 한방 QR코드

2011년 알리페이는 직접적인 오프라인 POS 단말기 시장에 뛰어든다고 발표했다가 금융당국을 등에 업은 은련 측에 방해공작에 의해 좌절 당했다. 이후 절치부심한 알리페이는 은련이 이 시장을 지켰다고 방심하고 있을 때 기존의 은련이 독점하고 있는 오프라인 POS 생태계의 거래를 거치지 않고 우회해서 사용자와 가맹점간의 직접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낸다. 그게 바로 QR코드였다.

쉽게 설명하자면 기존의 오프라인 POS 시스템은 ‘사용자-가맹점(POS 사용)-결제대리상(POS 제공)-은행(은련)’의 구조로 결제가 이뤄진다면 온라인 결제의 경우 스마트폰이 POS역할을 하도록 한 것이다. 이 QR코드를 통해 사용자와 가맹점끼리 POS 없이 돈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결제시스템을 기술적으로 구현해 버린 것이고 이를 통해 은련의 오프라인 POS 생태계를 무력화 시켜 버린 셈이다. 마치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그 유명한 마지노를 우회해서 프랑스를 점령해 버린 것을 보는 기분이다.

게다가 가맹점 입장에서는 수수료도 월등하게 더 싸고 초기 단말기 구매 비용에 대한 부담도 없는지라 지방 도시 혹은 노점상들 마저도 너도나도 POS는 없어도 알리페이 결제는 받는 현상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즉 QR코드의 대중화를 가져온 것이다. 여기서 승부가 갈리기 시작했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같은 QR코드 진영에서도 알리바바 원톱의 독점체제에서 텐센트가 무섭게 추격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그 유명한 ‘홍빠오 전쟁’이 전쟁의 서막이자 주된 배경이 되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간의 당분간 끝나지 않을 거인들간의 전쟁(쌍마열전)의 핵심 전장이기도 하다. 이 부분도 꽤 흥미로운 이야기인지라 다음 기회에 별도로 포스팅 하려고 한다.

8. QR코드가 중국에서 성공한 이유

QR코드가 중국에서 성공한 이유는 단순 PG사 라고 부르기 어려운 세계 최고 레벨의 IT회사 두 곳(알리바바, 텐센트)이 기존의 금융결제를 우회하기 위해 유래가 없는 고민과 투자를 통해 만들어낸 노력과 경쟁의 산물이지 소비자들에게 결제의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즉 시장을 점유하기 위한 처절한 전쟁의 결과이지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 정신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알리바바가 은련의 방해없이 계획대로 오프라인 POS시장에 진출했다면 QR코드는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결과적으로 사용자에게 편리한 서비스로 진화된 것은 맞지만, 좋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출발했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기 위해 꽤나 장황한 설명을 했다. 이는 본문과는 동떨어진 이야기지만 넷마블식 전략이 현재 한국의 게임시장을 철저하게 지배하는 결과를 만들어 가고 있지만 그게 한국의 게임시장 발전과 게임산업 성장을 위한 인과관계와는 또 다른 것이라는 생각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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