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마케팅이 어떻게 변하니?

[조명광의 21일 마케팅] (5) 마케팅이 어떻게 변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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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Co. 조명광 대표가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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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에서 유지태는 이런 대사를 남겼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이 영화가 개봉한 지가 15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회자되는 것으로 보아 명대사임에 틀림없다. 이 대사 한마디에 많은 해석이 난무하지만, 그 중에 가장 설득력을 가진 논리는 다음과 같다. “사람이 변하지, 사랑의 본질은 변하지 않아!” 이 말에 100% 공감할 수도 있고 그에 대한 반대 논리를 내세울 수도 있다. 사랑의 본질인 희생과 열정은 변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이 변하기 때문에 그 희생과 열정도 변한다고 하면 수긍할 수 있을까?

꼭 그렇지만도 아닌 것 같다. 시대에 따라 사랑이라는 의미와 방법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삼포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사랑이란 어쩌면 사치스러운 것일지도 모른다. 사랑 그 자체의 의미가 바뀌지 않는다고 하지만 연애,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세대에게 사랑이란 그 존재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할 수도 있다. 어쩌면 사랑이라는 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적 교감이 아니라 사랑이란 최소한의 생존환경하에서 상대방과 감정적 교감을 할 수 있는 여유로 해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사랑해’라는 말이 인간의 삶과 함께해온 단어지만 환경에 따라 그 의미가 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본질이라는 것도 환경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특히나 비즈니스에선 시장이 급변하기 때문에 어쩌면 본질이 무엇인지 찾는 거보다 본질을 제대로 정의하는 것이 비즈니스를 잘하는 것일 수도 있다. 수많은 사례로 인용되는 GE가 본질을 가장 잘 정의하는 기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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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의 본질이 전구에 남아있었다면 GE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에디슨이 발명한 전구와 함께 만들어진 기업 GE는 회사 이름이 General Electric이지만 사실 그 이름에 전기는 얼마 남아 있지 않다. 중국에서 가전을 판매한지 오래고 금융업으로 변신할 것 같더니 매출의 1/4을 차지하는 금융을 구조 조정했고 2020년까지 소프트웨어 업체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만약 이 회사가 ‘우리의 본질은 태생이 그러했듯 전기와 관련된 비즈니스를 제일 잘하는 것이야’라고 했다면 지금처럼 베스트 케이스의 하나로 회자되고 있을까?

물론 본질에 충실하여 전기 관련 비즈니스에서 여전히 선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초일류기업의 반열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GE가 GE의 본질은 이름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아니라 살아남는 것이라고 정의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생존해 있는 것이다.

마케팅의 본질은 무엇일까?

2002년 한국에서 월드컵이 열렸던 해이다. 이 해에 한국마케팅협회는 마케팅을 “시장을 정의하고 관리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지금도 이 정의가 유효할까?

시장이 형성되고 마케팅이란 개념이 생겼을 때는 저 가게의 물건과 내 가게의 물건이 다름을 구별하게 하는 것이란 의미가 마케팅이었다면 지금의 마케팅은 무엇인가? 정의하기도 어려운 그 무엇이 됐다. 현재의 마케팅은 고객을 정의하고 가치를 전달하는 과정 정도로 정의하면 되지 않을까? 시장의 중심은 이미 공급자에서 소비자로 이동되었기 때문에 마케팅적 관점 모두 이런 흐름에 따라 변화되어야 하고 변화하고 있다. 유지태의 대사에 마케팅이란 말을 대입해 보면 어떨까? “마케팅이 어떻게 변하니?”

마케팅 이론은 시장에 있다!

시장환경이 변하고 고객의 요구가 날마다 새로워지다 보니 마케팅의 정의도 계속 변화하고 있다. 마케팅 원론에서 말하던 정의들은 박물관에 있어야 하는 시절이 되었다. GE의 이멜트 회장이 마케팅의 정의를 제대로 했다. 이멜트 회장은 GE의 변신과 혁신의 비결은 바로 시장과 고객에 대한 끊임없는 관찰이라고 했다. 시장과 고객에 대한 관찰이 마케팅의 정의 중 하나가 된 것이다.

패션의 선두주자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과거에는 유명 패션 디자이너를 손에 꼽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요즘은 어떤가? 패션의 선두주자를 ZARA(자라)라고 한다고 해서 이를 반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세계 4대 패션위크라 하는 뉴욕, 밀라노, 파리, 런던 패션위크는 보통 다음 해의 패션 경향을 선보이는 자리로 유명하다. 그런데 자라의 패션을 보자. 한 상품이 기획되고 매장에 진열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한 달이 채 되지 않는다.

과거의 패션 유통시장이라면 내년에 만나볼 시제품을 가지고 바이어들의 선주문을 받고 원자재를 공급받고 이를 제작하고 유통시킬 준비를 했다. 자라는 어떤가 여름이 지나고 있는 중에도 트렌드가 변하면 바로 수정된 상품들이 바로 매장에 진열된다. 이는 자라의 디자인과 마케팅의 정의가 다른 회사와 다르기 때문이다. 자라는 92개국 7천여 매장에서 올라오는 고객들의 요구나 현장의 트렌드 보고서 등을 통해 새로운 상품을 기획하고 디자인한다. 디자이너의 영감이 아닌 소비자의 데이터를 통해 디자인하고 마케팅하는 것이다.

자라나 GE의 사례에서 보듯이 마케팅은 책이나 학교에서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고 공급자들이 만드는 시장의 흐름도 아니다. 바로 소비자들로부터 시장에서 얻고 터득한 경험과 지식이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앞으로는 GE나 자라와 같이 빠른 의사결정 프로세스와 시장의 요구를 바로 처리할 수 있는 마케팅 능력이 없이는 시장에 발붙이기 힘들다는 의미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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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의 힘은 92개국 7천여개 매장을 이용하는 소비자에게서 나온다

변하는 시장의 숨은 컨트롤러 그 이름 마케터 ‘나(I)’

대학생들이 선망하는 직업 중 하나가 마케터다. 그 이름은 직종이나 분야에 따라 세분화된 이름들을 갖기도 하지만 크게 보면 마케터란 이름으로 수렴된다. 마케터의 카피 한 줄로 인기상품이 되곤 했던 시절이 있었다. 광고 카피하나 잘 만들어 TV나 라디오에 온에어 되면 히트상품이 되곤 했다. 지금은 어떤가? 시장엔 수많은 채널이 존재하고 그 채널을 움직이는 힘 또한 공급자에게서 소비자에게로 넘어가 있다. 과거엔 이런 마케터들이 시장의 유행을 선도하고 새로운 시도 등을 하는 사람으로서 대접받았다면 지금은 그 역할을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하고 있다. 기업들이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이를 소비하거나 유행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면 지금은 소비자 하나하나가 마케터가 된 세상이다. 소비자가 공급자가 되기도 한다. 이런 환경에서 마케터들은 ‘마케팅을 잘해서’라는 소리를 더욱 하기 힘들어졌다. 소위 뜨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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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장이란 곳은 사람 수 만큼의 마케터가 존재하는 곳이 되었다

과거엔 마케터가 정보를 독점하고 있었다. 정보의 독점은 채널의 독점으로 이어졌고 소비자들은 채널에서 흐르는 정보에 목말라 있었다. 지금은 어떤가 정보의 과잉으로 마케터들마저 이제 어떤 정보를 만들어 보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정보의 독점이나 시장의 협소함이 마케터들이 일하기 쉬운 때를 만들었다면 지금은 정보의 과잉과 시장이 광대해졌고, 거기에 의사결정을 위한 결정적 조언을 하는 시장의 수 많은 ‘나’라는 마케터들이 있어서 마케터들에게 좋은 시절은 끝나버리고 말았다.

마케팅을 벗어나야 생존한다.

마케팅을 논하고 있으면서 마케팅을 벗어나야 한다는 말이 가당키나 하나 싶겠지만, 현재의 시장의 흐름에서는 한발 물러서 방관자적 입장이 되어봐야 하는 것이 마케터가 해야 할 선제적 프로세스라 생각된다. 마케팅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마케팅은 중요하다. 한정된 자원으로 최적의 가치를 또는 최상의 가치를 제공해야 하는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것은 경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다만 마케팅이란 것이 지금까지 철저히 시장 중심적 공급 중심적 사고의 용어였다면 이제는 소비자 중심적 용어로 소비자 중심적 프로세스 관리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기존의 정의되었던 수많은 선제적 정의들이 시장의 흐름에 맞게 다시 재정의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한다. 이제는 소비자가 시장의 중심이기 때문에 마케팅의 대상이란 말 자체가 모순이다. 소비자는 마케팅의 대상이 아니라 마케팅의 주체가 되어가고 있다.

시장이 흐름에 맞춰 마케팅이란 말에도 수많은 파생적 단어들이 나타나고 사라지길 반복하고 있다. DB 마케팅, 입소문 마케팅, 바이럴 마케팅, 그린 마케팅, 그로스 해킹 등등 시대적 요구나 시장의 흐름, 유행이나 기술적 발전 등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의 마케팅이 생겨났고 자리를 잡거나 역사적 그늘로 사라지기도 했다. 이런 이름을 가진 마케팅들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계속 찾아서 그에 맞는 해결책(Solution)을 제안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단어들이다. 이런 마케팅들이 탄생하기 전에 있었던 일들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마케팅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마케팅이 탄생하게 된 역사적 배경과 사회적 환경 소비자들의 욕구와 욕망 속에서 찾아낸 인사이트가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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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안에 있느냐가 중요하다

마케팅 관련 베스트 케이스들로 언급되는 회사들은 소위 말하는 이론적 마케팅 원칙을 잘 지켜서 성공한 것이 아니다. 그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제공함으로써 가치를 주고받으며 그것을 지속가능케 하는 프로세스를 만들고 유지하고 개선하는 과정에서 이룬 성과이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을까? 철학적인 질문처럼 보이지만 쉬운 질문일 수도 있다. 누군가는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게 어딨냐고 할 것이고 누군가는 세상엔 변치 않는 그 무엇이 있고 그것이 인간을 지금까지 인간답게 살아오게 한 원동력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기업의 본질이 거래를 만들고 이익을 만들어 지속가능성을 확대하고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경제적 분배가 가능하도록 만드는 집단이라고 한다면 이 의미도 시장환경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것이다. 마케팅도 마찬가지다. 마케팅이 변하는 이유는 그 이름 속에 해답이 있다. 현재 진행형(~ING)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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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광 Cl&Co. 대표컨설턴트 마케터를 위한 마케터, Cl&Co. 대표컨설턴트로 기업의 마케팅 컨설팅과 강의 등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