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면 브랜딩이 안된다?

[흔한 전략기획의 브랜딩 지키기] 싸면 브랜딩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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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TO INSPECTOR: All visible graphics are our own design, and were produced for this particular shoot.***

PETER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브랜딩에 대한 오해 중 대표적인 것 하나는 ‘비싼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브랜드 파워가 없는 브랜드들이 저가를 지향하는 데서 오는 저항감에 의한 착각입니다. 싼 가격에 품질이 볼품 없는 상품은 어디 반듯한 채널에서 판매하지 못하기 때문에 싼 가격은 브랜드 파워를 만들지 못한다고 오해하는 것입니다. 물론 실제로 싼 가격을 지향하는 브랜드 중에서 영세한 곳이 많습니다. 어디 시장 귀퉁이나 잘 알지 못하는 인터넷 채널에서 팔고 있는 것이 많습니다. 일전에 저가 포지셔닝을 추구하는 안되는 브랜드에 대해 아티클을 쓴 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이 브랜드에 대한 무지와 단기적으로 치고 빠지는 사업 마인드로 실제 소비자와 투자자를 곤경에 빠트리는 저가 지향을 많이 해 온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브랜딩과 가격은 별로 상관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싸고 비싸고는 브랜드 파워와 상관이 없습니다. 비싼 것보다 싼 것에 더 많이 도전했기에 싸고 구질구질하게 보이는 브랜드가 많이 남아 있는 것 뿐이지, 비싼데 다들 모르는 브랜드는 시도한 숫자도 적었고 이미 많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생존력이 좋은 저가의 구질구질하게 보이는 브랜드만 많이 보이는 것입니다. 물론 살아남는 거 자체가 브랜딩이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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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gettyimagesbank

브랜드에 민감한 고객은 누구인가?

흔히 고객의 소비 성향을 분류할 때 ‘가격에 민감한 고객’과 ‘브랜드에 민감한 고객’으로 나누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틀린 구분은 아닙니다. 실제 사람들은 가격이라는 변수와 품질과 디자인이 안정적으로 내포되어 있는 브랜드라는 두 선택 변수 중에서 많이 고민하기도 합니다. 물론 절충점을 어느 정도 가진 브랜드는 시장에 종류별로 많습니다. 식당에 가도 돈이 없던 대학생 때는 메뉴판을 볼 때 가격에서 많은 시선을 붙잡히지만 직장인이 되고 여유가 조금 생기면 먹고 싶은 것을 파는지가 상대적으로 더 중요해지기 때문에 메뉴판에 가격보다는 메뉴 자체에서 시선이 머무는 시간이 일반적으로 더 많습니다. 물론 상황은 모두에게 조금씩 다르지만요.

그런데 이렇게 고객을 구분할 때도 ‘브랜드에 민감한 고객’에 대한 분류를 매우 임의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높은 가격을 지향하는 것만이 브랜드를 지향한다는 착각말입니다. 물론 브랜딩이 되어서 무언가 차별화된 것을 판매한다면 그것은 어느 정도의 진입 장벽이 생기는 것이므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비쌀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 브랜드를 지향한다는 것은, 서비스와 상품의 검증보다는 믿을 만하다는 브랜드라는 네임에 상대적으로 비중을 더 둔다는 걸  의미하기도 합니다.

유행이거나 오랫동안 시장에서 우수한 명성을 유지하는 브랜드는 경쟁사가 비슷한 카테고리의 신상품을 내놓았다고 해도 일단 브랜드 이름 자체에서 오는 신뢰감이 있기에 구매하는 고객이 더 많다는 말입니다. 가끔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시장 1위’나 ‘국내 1위’나 브랜드가 광고에서 1위를 그렇게 강조하는 이유는 예전 같이 1위면은 그냥 믿는 정서에 매달리는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꼼꼼하게 구매 검증의 기간을 가지기 어려운 현대 직장인들에게는 브랜드라는 것이 상대적으로 오래 다닌 편집샵 같이, 안심할 수 있는 신뢰감이 쌓여 있기에 그렇게 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삼성 등 국내 대기업의 기업 광고는 대게 신뢰를 기반으로 기업이 활동하는 분야에 맞는 모습을 광고물에 투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브랜딩 자체는 가격과 무관하다!

브랜딩은 결국 차별화로 출발해서 신뢰의 단계로 이어져 나가게 하는 행위에 있습니다. 가격이 싸고 비싸고의 문제가 아닌 것입니다. 그러나 기업의 분석가 혹은 기획자 혹은 경영자는 해당 시장의 고객 선호와 시장에서 활동하는 브랜드를 잘 모르기 때문에 막연히 비싼 브랜드가 우수할 것이라는 착각을 하고는 합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프리미엄 라인’을 만드는 것입니다. 프리미엄 라인은 저가에서 잘 나가는 브랜드가 새로운 사업을 모색할 때 자주 회자되는 방법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프리미엄 라인은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습니다. 기존의 브랜드 이미지가 합리적 가격을 표방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새로운 프리미엄 라인에도 후광효과가 되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는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찾고 만든 기업을 찾습니다. 요즘은 이게 더 쉬워져서 임팩트 있는 기술이 없이는 신규 브랜드가 프리미엄 포지션으로 접근하기가 더욱 힘들어졌습니다. 낮은 가격대에서 많은 소비자들을 잘 모으던 브랜드가 고가 포지션으로 전향하고 난 이후 매출이 떨어지면서 사업의 어려움을 겪는 사례는 적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은 어느 정도 매출이 나오기 시작하면 그 윗 단계 가격대의 브랜드를 늘 생각하게 됩니다. 성공 확률이 낮은 게임에 많은 도전을 하는 것은 기업가 정신에서 박수 받을만합니다. 전보다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을 한다는 게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뚜렷한 기술적 변화가 동반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가 포지션만 바라보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왜 지금 하는 일의 스펙트럼을 같은 가격대 포지션에서 확장하거나 더 낮은 가격의 포지션을 지향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덜 하는 것일까요? 역시 ‘브랜딩’이라는 것이 단순히 고가를 지향한다는 착각에 원인이 있습니다.

http://www.levistrauss.com
http://www.levistrauss.com

반면 ‘헤리티지 라인’으로 돌아가서 사업의 모멘텀을 만드는 브랜드도 있습니다. 브랜드의 차별성을 극대화 시키는 것입니다. 기존의 브랜드의 무형 자산을 더 잘 살려서 최근에 흐릿해진 브랜드의 가치를 바로 정립하는 방법입니다. 이것은 가격과 관련이 없습니다. 가격이 높을수도 그대로일수도 오히려 더 낮을 수도 있습니다. 보통 헤리티지 라인은 일반적인 상품에 비해 가격이 비싼 상품이 많기 때문에 ‘헤리티지 라인 = 프리미엄 라인’으로 많이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것과 관련이 없습니다. 오히려 최근 고가 전략으로 뚜렷한 고객 가치를 주지 못하는 브랜드가 헤리티지 라인을 출시하면서 기존의 합리적이고 사용 용도가 분명한 상품군을 내놓아서 위기를 이겨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헤리티지라인의 특징은 결국 타겟 고객을 좁히면서 분명한 브랜드 컬러를 회복한다는 데 있습니다.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Levi’s)’는 최근까지 매출액 부침을 겪었습니다. 청바지가 트렌드가 아닌 시기와 저가의 SPA 청바지, 스트릿 브랜드의 청바지가 각광을 받으면서 기존의 브랜드 이름만으로는 경쟁자가 너무 많아진 시장에서 성장을 지속하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실제 리바이스 대부분의 상품은 가격을 낮추어서 경쟁자와 동화되어 가는 방식으로 경쟁을 펼쳤습니다. 가격은 비슷한데 브랜드 네임이 있으면 고객들이 자신을 선택할 거라는 계산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객은 새롭고 젊은 이미지를 찾아 브랜드를 떠나갔습니다. 한 때는 고객 체형에 맞는 청바지를 대대적으로 마케팅 하기도 했지만 시장 변화의 의미있는 혁신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리바이스는 ‘LVC’라인이라는 헤리티지 라인으로 새로운 변화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오래 전 리바이스 모델을 복각해서 다시 내놓고 있습니다. 50년 이상 지난 헤리티지 모델을 재출시 하면서 고객에게 다른 브랜드에서는 줄 수 없는 헤리티지의 가치와 요즘 생지 데님의 트렌드를 모두 살리고 있습니다. 브랜드 자산이 있기에 가능한 전략입니다. 리바이스는 이 고가의 헤리티지 라인을 별도의 샵을 만들고 일부 점포에만 보여주고 있습니다. 타겟을 좁혀서 다시 브랜드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회복하는 것입니다. 쇼핑몰에서 저가의 치킨게임을 하던 브랜드에는 분명 브랜드를 영속하기에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리바이스가 문제를 해결한 방식은 단순히 브랜딩을 ‘고가로 접근 하는 것’이 아닌 ‘브랜드 원래 가치를 정립하는 것’으로 접근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원래 브랜드 가치가 없다면 그것은 영속할 수 있는 브랜드가 아닌 것입니다. 브랜드가 문화 행사에 매달리고 특정 스포츠나 지역에 매달리는 것은 무엇이라도 브랜드 자산을 만들고 싶은 안간힘에서 비롯됩니다. 그마저도 없는 브랜드가 많습니다. 브랜드라고 말하기 무색한 그냥 찍어내고 파는 사람들 말입니다.

스타마케팅, 안녕하십니까?

스타 마케팅도 같은 부류입니다. 고가 포지션을 지향하면 브랜딩이 될 거란 생각과 같은 선상에 있습니다. 비싼 스타를 활용해서 기존에 가지지 못한 유명세를 등에 업는 것은 단기간에는 입소문을 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브랜딩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대 놓고 브랜드 광고를 하는 스타보다는 우연찮게 스타가 사용하는 모습을 접할 때 사람들은 브랜드의 순수한 가치를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브랜딩을 고민하는 광고주는 스타마케팅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누가 들고 있거나 쓰고 있는 모습을 대중에게 보이면 브랜드가 고급스러워 보일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마치 망해가는 예능 프로그램에 매주 스타들이 나와서 호흡기를 유지시켜주는 식의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스타 마케팅은 브랜딩 본질이 아닙니다. 브랜드의 고유한 가치를 잘 살려주는 방법이 무엇이고 그 중 하나가 어떤 스타를 활용한 방법이라면 그 때는 고민해 볼 수 있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잘 안되는 브랜드는 매 시즌, 매년마다 스타를 돌려가면서 무의미한 광고비를 남발합니다. 중국 관광객들이 이런 것에 영향을 받지 않는 날이 오면 이제 이런 광고는 아무 쓸모가 없어질 것입니다.

차라리 브랜드를 모르면 모른다고 말하는 게 낫습니다. 브랜드가 어떤 문화적 자산을 갖고 있는지 알지 못하면 모른다고, 없다면 없다고 전제하고 시작하는 게 여러모로 도움이 됩니다. 없으면 만들면 되고 있다면 강화해 나가면 되니까요. 하지만 어디서 본 것으로 편견을 토대로 경영을 망칩니다. 돈을 써가면서 목적이 없는 마케팅을 합니다. 이것은 기획하는 사람이나 경영진의 개인적 허영입니다. 비싸 보이고 싶고 유명한 회사에 다니고 싶은 것이겠죠. 아니면 아직 시장에 대한 파악이 예전 시대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닌 가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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