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경영자는 탓하는 자리가 아니다. 해결하는 자리다.

[정강민의 스타트업이 품어야 할 명언] (6) 경영자는 탓하는 자리가 아니다. 해결하는 자리다.

5342
SHARE
image: gettyimages

 

경영자는 탓하는 자리가 아니다. 해결하는 자리다.

 

변화를 통한 혁신이 실패하는 본질적 이유

‘직원들이 적극적이지 못하다. 변화에 수동적이다. 퇴근만 생각한다. 일이 벌어져도 움직이질 않는다. 딱 시키는 일만 한다.’ 직장생활 때 내가 꼭 이렇게 일했다.

‘열정을 가져야 한다. 일에 미쳐야 한다. 헌신해야 한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이고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열정 없이 성공했던 사례는 세상에 없다.’ 리더들이 구성원들에게 하는 말의 90%는 이런 내용이다. 기업 리더들과 대화를 하다 조금 진지해지면 주로 나오는 내용들이다.

image: gettyimages

 

많은 리더들은 구성원의 열정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구성원들 스스로 적극적으로 일하기를 간절히 원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삶을 반추한다. ‘나는 나름 열정적으로 살아왔다. 사업체를 이루었고, 당신들에게 월급을 주기에 나름 성공한 인생이고 괜찮은 사람이다. 당신들보다 조금은 나은 사람이다. 그러니 당신들도 나처럼 열정적으로 일을 했으면 한다.’ 이런 생각들을 자주 표출하거나 강하게 인식하고 있다면 구성원들과 거리는 멀어진다. 의욕은 점점 저하된다. 리더들은 일반적으로 ‘잘못은 구성원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일이 꼬이거나 실수가 생기면 주변을 탓한다. 속으로는 자신도 잘못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잘 표현하지 않는다. 리더는 문제를 지적해야 하지만 더 중요한 임무는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이다.

 

인간과 조직은 변화하지 않으려는 본능적 욕구가 있다. ‘기업들은 외부로부터의 변화에 견디도록 설계되어 있다.’ 딜로이트 LLP센터 공동의장인 존 헤이글은 변하지 않으려는 것이 조직의 본능이라고 설명한다. 변화를 수용하지 않도록 구조화되었다는 말이다. 조직이나 회사라는 말은 ‘체계’를 세운다는 의미다. 업무 흐름을 체계적, 시스템적으로 만들려고 회사는 시간과 비용을 쓴다. 회사나 조직체계는 무너지지 않기 위해 만드는 것이다. 즉 내부와 외부 충격에 영향을 받지 않겠다. 흔들리지 않겠다. 변화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아이러니하게 체계가 굳건해질수록 변화하기는 어렵다. 체계가 잡힌 오래된 대기업이 변화가 어려운 이유다. 요즘에는 ‘훌라크라시’라는 원시 사회를 표방하고 체계를 만들지 않으려는 제도를 도입하는 혁신기업들도 생겨나고 있다.

 

‘모든 기업은 구조적으로 리스크와 변화에 저항하게끔 만들어진다. 게다가 모든 기업의 사업계획은 효율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정적인 환경을 가정하고 통제된 성장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이것이 리스크를 줄여줄 것이라 믿으면서 말이다.’ 세계적 경영연구소 딜로이트 센터의 공동대표인 존 실리 브라운도 조직과 변화는 서로 상반된 의미를 내포한다고 설명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충분한 존재라고 여긴다. 표현하지 않아도 속으로는 충분한 존재이기를 바란다. 원시시대부터 최근 약 200년 전까지, 아니 어쩌면 현재까지도 주변보다 약하다고 인식되면 위기의 순간에 집단으로부터 희생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배가 가라앉고 있을 때 어린 소년이 가라앉은 배에서 역할이 없다는 이유로(어른들도 딱히 역할이 없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어른들은 자신들보다 약한 소년을 가장 먼저 희생시켰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우리 뇌는 생존문제에서만은 아직 원시시대 뇌에서 별반 진화하지 않았다. 인간은 강하고 완벽한 존재로 보여 희생당할 확률을 낮추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본질적으로 변화를 원치 않는다. 변화는 완전하지 않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파충류적인 뇌는 변화를 생존의 위협으로 느낀다. 더구나 타인에 의해 강제 교정되는 것은 더더욱 혐오한다. 현 상태에서 사랑만 받고 싶은 존재다. 그렇기에 자신에 대한 평가도 당연히 혐오한다. 평가에는 자신을 교정해야 한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매년 인사평가에 구성원들이 잠자코 있는 것은 해고와 월급 때문이다. 좋은 점수를 받는 사람조차도 평가를 좋아하지 않는다.

 

구성원을 변화시키려는 시도는 다음과 같은 뜻을 내포하고 있다. 구성원은 잘못된 점이 있고, 그 문제점과 해결책을 상사가 알고 있고, ‘난 당신 같은 사람을 많이 경험했다. 당신 같은 유형을 좀 안다.’ 구성원이 가진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구성원이 아닌 상사가 선택할 힘이 있고, 구성원들은 상사의 해결책을 따라야 하고……, 이런 수동적, 강제적 의미 때문에 구성원을 변화시키려는 시도는 번번이 실패한다.

 

설득당하고 싶지 않다

최고의 세일즈맨은 고객이 설득당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게 한다. 고객 스스로 결정했고, 세일즈맨은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고 믿게 한다. 상관의 명령에 강제로 설득되어져 일하는 내 모습을 비굴하게 느낀 적이 있다. 시킨 상관도 편치 않았을 것이다. 반강제 설득은 리더와 구성원 모두를 불편하게 한다.

구성원들은 잘못이 없다. 물론 리더도 잘못이 없다. 모두 무죄다. 리더는 주인의식이 있다. 구성원들은 종업원의식이 있다. 주인의식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어쩔 수 없다. 이것을 인정해야 조직이 활성화된다. 특히 리더는 그렇다.

구성원을 완전하지 않지만 충분한 존재로 인식하면 그들은 변화할 완벽한 힘을 갖추게 된다. 업무 실수로 고통 받고 있는 구성원을 그 순간에 리더가 믿어준다면 리더는 구성원의 기운을 빠르게 회복시킬 수 있다. 구성원은 교정되어야 할 사람이 아니라 그 자체로 충분한 사람이다. 존중되어야 한다. 그래야 구성원들 스스로 행복하게 자신을 단련한다. 그 순간 리더인 당신도 행복해진다.

image: gettyimages

 

자신에게서 문제와 해답을 찾아야 한다

리더는 항상 문제를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구성원들의 의식변화를 강하게 촉구한다. 변화하지 않는 구성원을 보며 한숨짓는다. 구성원들이 문제를 직접 풀어야 역량이 높아진다. 이런 논리로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당연하다. 업무적 문제는 이런 접근이 가능하다. 하지만 의식적 변화를 유도하려면 구성원들이 변화할 수 있는 실천적 방법론 제시해야 한다. 문제를 구성원에게서 찾으면 잔소리와 짜증과 실망만이 생긴다. 문제를 푸는 첫걸음은 리더 자신에게로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찾을 수 있고, 풀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다.

보통 왜 직원들이 적극적이지 않지?’에서 끝난다. 이 질문의 다음 단계는 구성원의 인성과 아이큐와 학력과 집안 배경을 들추게 된다. 이런 식으로 구성원들은 변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직원들을 적극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라는 한 차원 높은 질문에 대한 답은 이렇다. ‘연봉과 현금 인센티브를 올려주고, 승진시키고, 스톡옵션을 부여해주자.’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깊은 답도 아니다. 결국 연봉, 인센티브, 승진, 스톡옵션도 외부적 요소다. 한시적이다.

직원들을 적극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리더인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내가 지금까지 잘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까지 들어와야 한다. ‘내가 경직적인 문화를 만들고 있지 않은가?’ ‘내가 너무 잘난 것처럼 보이는가?’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가 독점하고 있지 않은가?’ ‘직원들을 업무에 참여시키는 방법을 고민한 적은 있는가? 있다면 그 방법을 실행한 적은 있는가?’

 

변화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직원들의 적극적 참여다. 리더 입장에서 변화의 핵심은 회사 일에 헌신하게 하는 거다. 헌신의 첫 단계는 참여다. 참여가 높다는 말은 충성도가 높다는 의미다. 좀 과격하게 들릴 수 있지만 ‘극단적 자율’을 부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자율이 주어지면 처음에는 어쩔 줄 모른다. 그러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자신을 입증하기 위해 또는 가만히 있기 지겨워 무언가를 표출하고 싶어 한다. 인간은 표출해야 하는 존재다. 극단적 자율조직인 ‘훌라크라시’라는 제도를 몇몇 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권한 및 의사결정이 위계서열 꼭대기에서 분배되는 것이 아니다. 권한이 개별적이고 분산된다. 직급도, 팀도 없다. 어떤 프로젝트가 주어지면 모여서 서로 대화하며, 그 프로젝트를 가장 많이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직급, 나이 상관없이 리더로 뽑는다. 프로젝트가 해결되면 다시 해산한다. 미디엄, 자포스, 밸브, 모닝스타, 파비 등 극단 자율을 추구하는 회사다. 실적도 굉장하다.

 

리더 중 구성원 참여를 끌어내고 또한 자신은 ‘유연한 리더’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직원들에게 질문하고 경청하여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리더도 많다. 하지만 리더들이 실수하고 있는 것은 중요한 의사결정은 자신이 독점한다는 것이다. 일반적 문제를 직원들이 의사결정 하게 했다고 하여 직원들은 리더를 유연한 리더로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계속 이곳의 리더가 될 만한 사람인가?’ 세컨드라이프 설립자 필립 로즈데일은 분기마다 자신이 CEO직을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해 익명으로 투표에 부친다. 이 정도는 되어야 직원들에게 의견을 묻는다고 말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회사 후드티 색깔, 로고, 문구, 워크샵 장소, 진행방법, 놀이종류 등 묻는다. 이것들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진짜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에 대해 물어야 한다. 사람은 모두 예민하다. 질문의 종류에 따라 자신의 존재가치를 높게 또는 낮게 인식한다. 당연히 처음에는 리더의 민감한 질문에 답이 쉽지 않다. 몇 번 예민한 질문을 받으면 점차로 깊은 생각에 돌입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중요한 일원이라는 것을 느낀다.

image: gettyimages

 

매월 입금액, 출금액과 통장잔고 등 회사통장을 매월 전사적으로 공유하는 회사도 있다. 대부분 자금흐름은 예민한 부분이라 생각하여 재무팀 직원만 알 수 있다. 하지만 자금흐름을 공유하면서 직원들 스스로 인력 채용을 반대하고, 외주용역을 반대하는 웃지 못할 사례까지 나왔다고 한다. 이 회사 리더는 경비 절감을 외치지 않는다. 적극적 참여와 주인의식은 이런 형식으로 만들어진다. 일반적 상황에 대한 의견청취도 무척 중요하다. 하지만 더욱 민감한 상황에 대한 의견경청만이 적극적 참여로 이어진다.

 

구성원들의 열정을 나무라지 마라. 열정을 가지지 못한 것이 구성원들 잘못일 수 있다. 하지만 리더는 구성원이 아닌 자신의 내부를 들여다보며 문제를 풀어야 한다. ‘열정을 가지라는 말만 할 것이 아니라 리더인 내가 어떤 행위를 해야 또 어떤 시스템을 만들어야 열정을 가질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루에 한 번 이상 사업종료 시까지 해야 한다.

 

창업은 곧 변화다. 창업자는 일반인보다 혁신적 기질이 높다. 이미 존경받을 자격은 충분하다.

스타트업은 일단 독특해야 생존 가능성이 높다. 진짜 독특함이 필요한 곳은 경영이다. 진정성 있는 독특한 경영은 유니콘의 전조다. 자신을 바꾸면 세상은 저절로 바뀐다.

 

“경영자는 누구를 탓하는 자리가 아니다. 해결하는 자리다.”

 

 

[정강민의 스타트업이 품어야 할 명언] 시리즈

 

 

정강민 소개
* 미세영역연구소 대표
* 재능공작소 크레버 코치: 창업, 기업가 정신, 재무, 회계, 펀딩, IPO, 책쓰기 코치
* 한국디자인씽킹연구소 감사
* 다수 스타트업 코치

저서
* <스타트업에 미쳐라> (부제 : 탁월함보다 진정성이다)
* <혼란스러움을 간직하는 방법> (부제 : 퇴사, 그 흔들림 속에서)

 

Comments

세상과 다른 의견을 가지고 싶어 읽고 쓴다. 20년간 스타트업, 벤처기업, 중견기업, 그룹사에서 재무 및 인사를 담당했다. 탁월한 아이디어를 장착한 수많은 기업이 생겨난다. 하지만 대부분 사라진다. 그 이유를 밝히고 싶었다. (대표 연락처: jkm834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