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적당한 경쟁자, 기업을 성장시키기는 자극제

[별별 창업 이야기] (10) 적당한 경쟁자, 기업을 성장시키기는 자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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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gettyimages

경영지도사 최재현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경쟁과 경쟁하다

오랜 시간 관계를 맺어온 창업기업의 대표님과 설날 전에 인사차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오랜만에 뵙는 것이라 안부 인사도 나누고 서로 덕담도 나누었는데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쟁회사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게 되었다. 창업하는 순간부터 경쟁자가 된 회사. 아직도 여전히 경쟁 관계에 있는 그 기업. 창업 초반에 함께 사업모델을 구상하려고 했던 멤버가 똑같은 아이템으로 회사를 차리게 되었다는 사연이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당혹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는 이 관계를 진작 알고 있는 터라 오랜 시간 경쟁 관계에 있는 두 회사의 행보가 무척 궁금했다. 분명 한쪽이 더 열심히 했거나 다른 한쪽이 열심히 하지 않았거나 할 것 없이 두 회사가 나름의 방법으로 최선을 다한 지난 시간이었다. 성적표가 비슷할까 아니면 어느 한쪽이 완전히 무너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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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한 지 2년 정도가 지난 시점에서 두 회사의 성적표는 다음과 같았다. (편의상 등급으로 표시한 것으로 회사의 실제 데이터와는 무관합니다)

A 회사

1) 재무 : B
2) 인사 : D
3) 마케팅 : A
4) 생산 : D

 

B 회사

1) 재무 : B
2) 인사 : B
3) 마케팅 : B
4) 생산 : A

두 회사 모두 재무 부문에서 대동소이했다. 재무라고 표현을 했지만, 비용절감과 매출 부분을 살펴보았다. 두 회사가 함께 창업했지만 출발 시점이 비슷했고 이제 막 형성되는 시장에서 아이템을 내보인 것이라 시장을 함께 선도해 나갔다는 장점이 있었다.

매출이 자연스럽게 성장해가면서 비용절감을 위해 서로가 노력했으나 매출이 급격하게 성장한 대신 비용절감을 위한 부대 노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B회사가 비용절감에 대한 애로사항을 이야기하면서 같은 상황에 놓인 A회사도 뾰족한 수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인사 부문에서 B회사의 대응이 좋았다. A회사는 중요한 인사노무관리에 대한 부분을 외주를 주어 관리하게 하였고, 상대적으로 인재 채용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았다. 반면에 B회사는 인사 총무 부문에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여 인재에 대한 관리를 초기부터 수행했다. 당장 1년 정도는 A회사나 B회사가 별 차이가 없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인적자원에 대한 능력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B회사가 현재는 압도적으로 인적자원이 우수하여 조금씩 그 차이가 보였다.

마케팅 부문에서는 상대적으로 A회사의 대응이 빨랐다. 시장에 비슷하게 진입했지만 A회사의 의사결정 속도와 실행력이 좋아서 몇 가지 채널에서 선점한 이력이 있었다. 후발주자인 B회사가 콘셉트 메이킹을 통해서 현재는 여러 채널에서 A회사를 압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 우위를 점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A회사의 마케팅 능력이 조금 우수하다고 보았다.

생산 부문에서는 B회사가 압도적이다. 해외에서 제품을 수입하여 판매하는 곳과 자체 국내 생산으로 전환한 B회사는 당연히 차이가 심했다. A회사는 비용절감에 신경을 쓰다 보니 재무부문에서 조금 우위를 점했을지는 몰라도 품질관리가 되지 않아 소비자로부터 조금씩 외면을 받고 있었다. 반면에 B회사는 일부 부품만 수입하고 나머지는 국내 생산으로 돌려 품질을 관리하고 강화했다. 시간이 꽤 지난 지금 품질에서는 A회사가 절대 B회사를 앞지르지 못하고 있다. 생산능력 또한 B회사가 월등하다.

지난 2년간의 성적표를 본다면 A회사가 매출이나 비용절감 측면에서는 다소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되었지만, 기업의 안정성이나 장기적인 성장 관점에서는 B회사가 더 우수해 보였다. 단기적인 측면을 바라보았느냐 장기적인 측면을 보았느냐의 차이인데 이러한 차이는 두 회사가 `경쟁(Competition)`을 어떻게 대했느냐의 관점이 다른 것에서 기인한다.

A회사는 선두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시장이 개척되는 곳이다 보니 시장을 먼저 선점하면 시장 전체를 선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빠른 의사결정 능력, 실행력을 앞세워 제품을 빠르게 시장에 출시했고 수입제품으로 빠르게 대체하여 소비자에게 제품을 알리고 판매하는 데 집중했다.

A회사는 경쟁 관계에 있는 B회사의 움직임을 항상 모니터링했지만 B회사의 움직임에 대해서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기보다는 `신경을 끄는` 방법으로 대응했다. 어차피 빠르게 움직이면 절대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이런 결정을 한 것이었는데 비교적 초반에는 이런 대응방법이 잘 먹혀들어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A회사의 대응방법은 `신경을 끄는` 방법에서 `무조건 짓누르는` 방법으로 바뀌어갔다.

A회사는 빠르게 B회사가 시장에서 자리를 잡자 비용절감을 통해 이끌어낸 수익으로 추가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시장에서 1위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장의 선도자로서의 유지비용이 많이 들어간 셈이었는데 창업기업이라는 측면에서 안정되기도 전에 투자에만 집중한 탓에 내부적으로 많은 문제가 생겨나고 있었다.

B회사도 선두에 대한 욕심이 물론 있었다. 시장을 먼저 선점한 A회사의 행보에 늘 귀추를 기울였다. 하지만 똑같은 걸음으로 발맞춰 가기에는 자금이 부족했고 상대적으로 집중할 분야를 한 곳을 정해야 했다. 가장 먼저 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원재료를 수급하는 문제를 해결했다.

B회사는 안정적인 생산라인을 갖추고, 시설을 준비한 다음에 그 시설을 운영할 인력에 집중했다. 시장 선도자에 대한 `추적자`의 자세를 견지하기보다는 `벤치마크`를 선택한 것이었다. 우수한 점은 받아들이고, 부족한 부분은 더 낫은 방안을 선택한다는 것.

B회사는 A회사의 우수한 점인 채널을 빠르게 확장한다는 점을 받아들여 함께 채널에 진출하는 전략을 취했다. 부족한 제품 라인업은 다양한 제품 라인업으로 반영했고, A회사의 제품의 품질이 낮다는 점은 반대로 틈새 경쟁력으로 승화시켰다. 비록 하나의 의사결정을 집행하고 수행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투자한 시간만큼 고객의 반응은 점점 A회사의 제품보다 B회사의 제품으로 긍정적인 반응이 돌아왔다.

매출은 A회사가 B회사 보다 높다. 시장에 먼저 진출하여 매출을 올리는데 집중하다 보니 박리다매 형식으로 제품을 판매하여 저렴한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의 선택을 우선적으로 받았다. 하지만 2017년 말부터 소비자의 트렌드가 `저렴`에서 `가치`로 옮겨가면서 소비자도 동일한 제품이라 하더라도 품질이 우수하고 디자인이 매력적인 제품을 조금씩 선택하고 있다.

B회사의 매출은 A회사의 약 60~70% 선 정도로 보이는데 이 차이(Gap)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B회사의 `경쟁에 대한 안목`이 매우 우수해 보였다. 경쟁을 대하는 안목, 경쟁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 두 회사가 초기에는 극명한 차이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그 차이가 좁혀지고 결국에는 경쟁을 대하는 안목이 우수한 회사가 더욱 우위에 설 수 있다는 사실.

적당한 경쟁자는 기업을 성장시키기도 하지만 반대로 도태시키기도 한다

단순히 시장을 선도한다고 해서 시장에서 영원히 승자가 된다는 보장은 없다. 게다가 창업기업이 신규 시장을 개척하는 경우 `적당한 경쟁자`가 있다는 사실은 기업과 경쟁기업을 모두 성장시키기도 하지만 반대로 빠르게 도태될 수 있는 비교점이 되기도 한다. 시장이 형성되고 소비자에게 제품이 조금씩 알려지게 될 경우 이 시장은 초기 시장이 되기보다 성장기 시장으로 빠르게 진입하게 되는데 성장기에 진입할수록 소비자의 시각은 가격경쟁력보다 제품의 우위를 기능적인 측면에서 먼저 바라보게 된다.

성장기에는 제품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시점이며, 제품에 대한 투자는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데 통상적으로 사용된다. A회사는 초기 선점에는 주효했지만, 시장 확장에 많은 비용을 쓴 탓에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데 타이밍을 놓쳤다. 반면에 B회사는 초기 선점의 기회는 놓쳤지만, 품질에 신경을 쓰면서 시장을 후속 대응한 연유로 제품의 품질 또한 얻게 되어 장기적으로 시장의 선도자적 지위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같은 시장을 놓고 다르게 대응한 두 회사. 그리고 두 회사의 엇갈린 시장에 대한 대응 방안. 무엇보다 경쟁 관계에 있는 서로의 회사를 바라보는 자세의 차이가 빚어낸 지난 2년간의 세월은 앞으로의 몇 년을 누가 우위를 점하게 하기를 바라보는 중요한 초석이 되었다.

적당한 경쟁자.

단순히 제쳐야 할 상대가 아니라 기업을 성장시키기는 자극제로 보는 것이 맞다.

[별별 창업 이야기] 시리즈

(9) 변화하거나 도태되거나
(8)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7) 같은 단어, 다른 이해
(6) R&D 지원사업, 왜 어려운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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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 & Creative, 창업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전문 컨설팅 기관인 G&C Company의 대표자이자 중소벤처기업부 경영지도사이다. 창업경영신문, 이데일리신문의 창업 칼럼니스트로 활동했으며 브런치를 통해 '별별창업이야기'로 스타트업, 창업기업을 위한 글을 기고하고 있다. 현재는 경기테크노파크, 컨텐츠진흥원, 기술정보진흥원, K-Startup 등 ​다양한 정부 유관기관의 사업 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1,000 여 기업을 만난 다양한 경험을 기반으로 안정과 성장을 모토로 하는 스타트업, 창업기업의 자문가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