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는 것을 체험하게 해야 한다

[흔한 전략기획의 브랜드 지키기] 파는 것을 체험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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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gettyimages

PETER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아주 식상한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시식코너가 마트에서 구매를 유도하는 효과는 어떤 체험보다 강력합니다. 기사마다 다른 효과 정도를 보이나 작게는 30% 구매 증가부터 많게는 6배까지 평소보다 더 많은 구매를 유도한다고 합니다.

참고 기사

파는 것을 체험하게 하는 것은 예로부터 판매 상식이었습니다. 시식뿐 아니라 의류는 입어보게 하는 것, 화장품은 샘플을 써보거나 매장에서 이용해 보는 것만으로 구매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1단계의 체험이죠. 텔레비전에 소개된 한 옷가게 주인은 청바지 잘 파는 비결을 고객이 입고 무릎을 한 번만 굽히게 하면 된다고 했던 게 기억납니다. 고객이 망설일 때 강력한 트리거(trigger)를 유도할 수 있는 것이죠.

체험은 가끔 판매보다 더 큰 일이 되기도 합니다. 오프라인에서 체험을 위한 단독 공간을 더 만드는 것이죠. 과거의 체험이 매장 내에서 상품을 두고 아무것도 없이 순전히 판매사의 노력으로 이뤄진 것에 반해, 그다음 단계는 판매하는 상품을 갖고 놀도록 옆에 아예 공간을 만들거나 제품의 원료를 보여주는 것으로 스토리텔링을 하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장난감을 카테고리만 분류해서 팔던 대형마트에서 아예 놀이할 수 있도록 곳곳에 부스를 만들어서 체험하게 하는 시대를 거쳐, 이제는 복합쇼핑몰에서 그걸 갖고 노는 것을 별도의 사업으로 하는 곳이 더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제품의 재료를 체험하게 하는 것은 더 발전 속도가 빠릅니다. 과거에는 단순히 재공품을 매장에서 보여주면서 완제품을 만드는 시연을 보인다거나 했던 것이 이제는 원재료, 심지어 신선도가 유지되어야 하는 것들을 완제품까지 만드는 과정을 고객 눈앞에서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레고랜드. 출처 : 하나투어

알리바바의 `하마선생`은 현금이 없는 결제나 총알배송으로 많이 알려졌지만 고객의 체험 대부분은 수산물 시장과 레스토랑을 결합한 모델로 인식됩니다. 이를 벤치마킹하여 원재료를 보여주는 레스토랑 모델이 국내에도 강남을 중심으로 테스트 중입니다. 체험이 원재료에 대한 불신을 없애고 보는 즐거움을 주면서 다른 매장과 차이를 만듭니다. 일본의 `아코메야`는 쌀가게라는 콘셉트로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된 쌀을 팔고 시식 같은 식사를 돈을 받고 팔고 반찬까지 연계하고 있습니다. 원재료에 대한 고객의 호기심, 체험을 통한 고객의 신뢰가 취향의 다변화와 만나 이뤄낸 새로운 매장입니다. 이처럼 체험은 판매하는 순간에 단순한 방아쇠 역할을 하는 게 아닌 업의 전문성이나 고객 신뢰를 확보하고 영속적인 브랜딩을 하기 위한 큰 영역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하마선생. 출처 Sina

 

하지만 여전히 체험이 단순히 `편의공간`의 수준에 머무는 기업이 적지 않습니다. 아직도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이 단순히 상품을 더 많이 진열하는 수준, 카테고리 킬러(category-killer)처럼 고객에게 보이고자 시도를 합니다. 정말 예전 고객, 정보가 부족한 시대에 여기 오면 다 구매가 가능한 공간이라는 생산자가 우위에 있는 시대의 인식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런 정의에서 고객 체험은 구매에서 파생된 경험이 아닌, 구매와 별개의 편의공간을 제공하는 수준에 그칩니다. 제품과 체험의 공간을 철저히 구분한 것이죠. 새로운 공간에는 소파를 몇 개 더 놓고 카페를 하나 더 만들고 놀이터를 두고 화장실을 더 편하게 만들고 조명을 조절하고. 이런 생각으로 고객의 체험을 제한합니다. 넓은 공간을 두고 오프라인 영업을 하면서 `고객이 체류한다`는 것보단 `고객이 사고 간다`는 식의 생각에 머물러 있기에 고객의 유입 및 고객 동선에 한계가 생깁니다.

스토리텔러(story-teller)였던 판매 직원을 줄이는 일도 벌어집니다. 철저히 비용 논리입니다. 고객의 체험이나 편의와는 매우 무관합니다. 물론 결제 단계에 키오스크를 놓는 등 구매에 방아쇠가 되지 않는 영역에는 인건비 절감을 새로운 기술로 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도 고객의 동의와 적응이 필요한 일이죠. 하지만 방아쇠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 스토리텔러조차 단순히 비용으로 인식하는 것은 재무에만 팔려 사업을 놓치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글로벌 브랜드의 매장에서 제한된 판매 직원을 두기까지 그들이 테스트했던 많은 매장 내 광고와 매장 밖에서 이뤄지는 광고의 디테일함을 잊어선 안 됩니다. 그 광고들의 초점도 제품에 대한 체험이나 원재료와 생산 유통 과정에서의 디테일과 차별성에 있습니다. 이런 노력이 먼저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무인화는 고객 체험의 기회를 상실합니다.

파는 것을 체험하게 해야 합니다. 파는 제품이 적고 규모가 작을수록 파는 것을 체험하게 하는 데 집중해서 경험으로 고객에게 남기는 차별화된 브랜딩을 만들어야 합니다. 다른 체험은 정말 부수적이거나 기본적인 것일 뿐입니다.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매장 사니이지(signage)에 돈을 들여도 그런 것이 더 화려하고 흉내 내는 곳은 많습니다. 내가 파는 것이 무엇인지 체험을 통해 고객의 체류시간을 계속 확보하는 노력을 다시 살펴봐야 할 때입니다.

[흔한 전략기획의 브랜딩 지키기] 시리즈

– 브랜딩을 확인하는 빅데이터
– 데이터로 성과얻기
– 전략과 실행의 팩트체크
– 기업에서 예산을 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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