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실리콘밸리를 그리다’를 마치며

[실리콘밸리를 그리다] (38) ‘실리콘밸리를 그리다’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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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를 그리다 팀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다양한 측면을 다루면서, 우리가 보고 이해하고 살아가고 있는 실리콘밸리를 어떻게 있는 그대로 전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토론하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왔다. 여섯 명의 직업이 각자 다른 만큼, 다양한 측면에서 실리콘밸리를 바라보고 근본적 차이와 혁신의 동력을 찾으려 노력하였다.

우리가 하루하루를 살아오면서 지난 1년간 그려본 실리콘밸리는 정말 매력적인 곳이고 역동적인 곳이었다. 실리콘밸리는 세계 어디서 온 누구든 혁신적인 프로덕트를 통해 세상을 바꾸고 싶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는 곳이다.

“실리콘밸리를 그리다”를 마치며 우리는 다음과 같은 생각으로 1년간의 여정을 정리하려 한다.

 

Aiden
아주 먼 옛날의 인류가 이웃 부족을 공격할 때에는 그 이웃 부족을 사냥감으로 보던 시절이 있었다. 인류가 목축과 농경 생활을 하면서 영토가 중요하게 된 시점에는 전쟁을 통해 땅과 축적된 부를 취했다. 아주 최근까지도 전쟁에 이길 수 있는 최첨단 무기와 훌륭한 전략전술을 가지지 못한 나라가 잘 사는 나라가 되는 일은 무척 힘들어 보였다. 국가 간 교역이 국가의 경제 활동에 큰 영향을 주기 시작하게 된 때부터 전쟁의 모습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는데, 유럽이 중국으로부터 도자기 기술을 빼내간 것이 최초의 산업스파이 사례라고 한다.

이제는 국가 간의 전쟁보다 수많은 기업들의 무한 경쟁을 통해 인류는 보이지 않는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 이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은 최첨단 무기도, 전략전술도 아닌 인력이다. 지난 세기 부가가치가 최첨단 기술에 의존한 제조업에서 생성된 반면, 이번 세기의 부가가치는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생성된다. 특이하게도 소프트웨어 산업에서는 기술과 업무 프로세스가 표준화되고 인력이 회사 간에 이동하는 일이 비교적 자유로와졌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훌륭한 인력들이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드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되었다. 어떠한 기업은 상하 질서가 분명하고 윗사람의 마음에 들도록 일을 해야 좋은 평가를 받는가 하면, 어떤 기업에서는 회사가 추구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얼마만큼 잘 도와줄 수 있었는가에 따라 좋은 평가를 받는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빠르게 전파되고, 실수를 통해 모두가 같이 배우며, 항상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성장하는 기업을 만드는 중심에는 그런 일에 가치를 두는 기업문화가 있다.

우리는 역사라는 시험대를 통해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권과 목소리가 존중되는 민주주의가 군주제를 밀어내고, 자본주의가 공산주의에 비해 큰 우위를 점하는 것을 목격했다. 이 승자들의 공통점은 경쟁 우위에 있는 아이디어나 상품이 빨리 퍼질 수 있도록 돕는다는데에 있다.

기업문화는 시대와 산업군에 따라 크게 다를 수밖에 없겠지만, 지난 몇 년간 주식시장을 뒤돌아보았을 때, 승자가 되어 다음 시대를 이끌어갈 기업들의 기업문화는 권위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인다.

 

Christine
뉴욕, 홍콩, 서울에서 일해보았지만, 제일 일처럼 느껴지지 않고 흥미롭게 일하고 개인적으로 성장을 최대화할 수 있었던 곳은 지난 14년 동안 몸 담아온 실리콘밸리가 아닐까 생각된다. 뉴욕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Dean Witter) 투자은행에서 일할 때에 직장 상사의 눈치를 보며 퇴근하고, 야근은 물론이지만 그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솔직히 경직됨과 동일성/획일성이었다. 그곳에 대비해 내가 2004년 입사한 구글은 나에게 너무나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준 직장이었다. 그 이후 20대에 결혼에 골인하고, 30대에 남편과 같이 테크 분야에서 일하면서 아이 셋을 낳고 키우며 워킹맘으로서 나의 40대를 보내는 실리콘밸리. 어느 사이에 나의 타지의 “고향”이 되어버린 것일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실리콘 밸리의 매력은 무엇일까?

구글(Google), 드롭박스(Dropbox), 컬러 제노믹스(Color Genomics), 그리고 드라이브닷AI(drive.ai)를 통해서 내가 경험한 실리콘 밸리를 글을 통해 나누어 보았다. 특히 내가 지난 10년 남짓 전략적 파트너십(strategic partnership)을 담당하면서 아무리 기술이 탁월하더라도 회사가 고립되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글로벌 지역사회를 이해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개인 차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개개인의 독특함, 다양성을 존중해주며 소수민족이든, 여성이든 그들이 거침없이 본인들의 잠재력을 최대화시켜줄 때에 그 기업의 가치가 또한 최대화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는 단순한 립서비스(lip service)가 아닌, 실제 기업실적을 통해서도 여러 번 입증된 사실이다.

실리콘 밸리에서 여러 번 이직하면서 최종 직장을 고민할 때에 “내가 어디에서 나의 최대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Where can I be my best self?)”를 묻곤 한다. 반대로 내가 조직의 리더가 되고 아니면 회사를 창립하였을 때에 직원들의 최적한 환경을 조성해 주기 위해서 어느 틀에 박힌 형식을 버려야 하고 어떻게 좋고 지속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궁리해 보는 자세를 갖는 곳이 실리콘밸리의 잘 알려진 비밀이 아닐까 생각된다.

 

Chili
실리콘 밸리에서 지난 6년간 사용자 경험 디자이너로서 일 해오면서, 그리고 지난 1년간의 본 프로젝트를 통해 실리콘 밸리의 사람 사는 이야기들을 연재해오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자율 주행차, 인공 지능, 가상현실, 가상 화폐 등등… 실리콘 밸리 혁신의 상징으로 유명한 이런 기술들이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가지는 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승화되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이 제품화 과정은 어떻게 보면 원천 기술 개발보다도 더 어려울 정도로 기획, 직군 간 협업, 분업, 테스트와 업데이트 등에 엄청난 노력이 소요된다는 것, 하지만 오랜 세월에 거쳐 확립된 실리콘 밸리의 시스템은 이 과정을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

이 시스템이 존재하는 한 지난 수십 년 간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 등의 플랫폼과 제품들을 선보이며 세상을 바꿔온 실리콘 밸리의 영광은 지속되리라 믿는다. 세상을 다시 한번 바꿀 제품 개발에 전력을 다해 동참하기 위해 오늘도 힘차게 Philz 커피를 원샷한다.

 

Erin
실리콘밸리에 처음 왔을 때에는 겉으로 보이는 문화와 삶의 방식을 보며 신기해 했었고, 이해되지 않는 것들은 나만의 틀 안에서 어떻게든 해석하려고 노력해왔다. 하지만 너무 다른 문화권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현상들도 많이 있었는데, 실리콘밸리를 그리다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해석의 틀을 깨고, 새로운 관점으로 이 곳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우선 가깝게는 내 직업인 ‘executive assistant’에 대해 갖고 있던 고정관념과 편견을 버리는 노력을 의식적으로 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실제로 일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실리콘밸리를 그리다 내용을 함께 일하는 임원들, 동료들에게 소개하고 함께 나눴던 얘기들을 몇 가지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임원 J의 조언: 을의 자세로 임원들에게 다가가지 않아야 한다. 임원들은 나를 ‘다른 직업을 가진 한 사람의 동료’로 존중하고 대하는데, 내가 그들을 갑으로 대하고 숙이고 들어가면 관계가 불편해진다.

임원 R의 조언: 쓸데없는 일을 줄이기 위해 의사소통은 자주,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 임원들의 모호한 한 마디를 기반으로 요구사항을 추측하여 여러 안을 만들어 내는 것은 시간낭비이다. 어떤 요청인지 확실히 알기까지 구체적으로 질문해야 한다.

동료 Z의 조언: 형식과 예의를 차리느라 의사소통(이메일, 대화, 회의)에 쓸데없이 시간을 쓰지 않는다. 요점에 벗어나는 인사, 안부, 지나친 예의의 표현은 상대방의 시간을 낭비하고, 메시지의 집중도를 떨어뜨린다.

임원 E의 조언: 아주 급한 일이 아니라면 나와 남의 개인 시간을 방해하며 밤낮없이 일하지 않는다. 내가 밤 10시에 이메일을 보내면 다른 사람도 답변을 해야 한다는 압박이 생기고, 이런 문화가 자리하게 되면 일과 삶의 바운더리가 모호해진다. 특히 임원들의 경우에는 밤낮없이 일하기 쉬우므로 급한 일이 아니라면 저녁엔 개인의 생활에 방해되지 않도록 업무 시간에만 연락한다.

임원 J의 조언: 일을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누구도 나를 비난하거나 내 능력을 비하하지 않는다는 것을 믿는다.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눈치 보고 마음 졸이는 것이 아니라 솔직한 의사소통을 통해 더 나은 대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A와 B가 부딪치면 둘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보완한 C를 만들어낸다.

눈치 보지 않고 전문가로서의 자신감을 갖고 일하는 개인, 그리고 유연한 조직 구조와 다양성으로 포용해주는 문화가 만나니 시너지가 보인다. 윗사람의 명령을 수행하는 수동적 비서로서의 역할을 깨고 적극적으로 프로젝트를 관리하며 팀에서 역량을 쌓는 이 곳에서의 하루하루가 기대되고 설렌다.

 

Sarah
우리나라는 우수한 인재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서, 훌륭한 시스템만 있으면 곧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라왔다. 지난 5년간 실리콘 밸리의 돈이 굴러가는 시스템을 보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훌륭한 시스템은 절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며, 한 두 사람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운영 유지 보수가 엄청나게 비싸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는 하나의 플랫폼이다. 플랫폼 장악의 위력을 일찍이 실감한 실리콘 밸리 사람들이 스타트업을 키우는 우수 플랫폼으로서 실리콘밸리를 만들어 내었고, 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

스타트업을 키우는 플랫폼으로서 실리콘밸리가 자랑하는 기능 중 하나가 주식 보상 제도 같은 인재 유치 기능이다. 지식 노동자들을 지식 자본가들로 변화시켜 줄 수 있는 마법 같은 기능이 있다. 이 외에도 훌륭한 스토리나 프로덕트를 가져오는 전 세계의 인재들에게 원한다면 IPO까지 원스톱으로 자본, 법률, 회계 등 프로덕트 이외의 모든 서포트를 제공하는 기능도 있다. 그 비용은 엄청나게 비싸다. 스타트업에 많은 비용을 들이게 함으로써 아이디어와 지식을 통해 창출되는 부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플랫폼에 자연히 재투자되도록 하고 있다.

이 플랫폼의 일부인 실리콘밸리의 사람들은 자신이 플랫폼에 최고의 퍼포먼스를 제공한다면 자유롭게 이직할 수 있으며, 스스로의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실리콘밸리 플랫폼의 기능들을 발전시켜갈 수 도 있다.

 

Will
1년 전 “실리콘밸리를 그리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나는 “다양성”이라는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었다. 여성과 흑인과 히스패닉계 사람들과 성 소수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 정도로 생각했었고 “다양성”이 실리콘밸리의 힘이라는 말은 그냥 듣기 좋은 소리인 줄 알았었다. 그때 나는 역할 조직과 위계 조직의 차이를 설명하는데 집중하고 있었고 그것이 실리콘밸리의 근본 차이라고 믿고 있었다.

1년 동안 “실리콘밸리를 그리다”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생각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은 실리콘밸리의 핵심 원동력이 바로 “다양성”이라는 것이다. 슈퍼맨의 크립토나이트처럼, 아이언맨 가슴의 아크 리액터 발전기처럼, 실리콘밸리의 핵심 원동력은 “다양성”이다.

실리콘밸리의 다양성은 실리콘밸리의 모든 부분의 역량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미션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이 여느 기업들과 다른 점 중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바로 미션의 차이이다. 실리콘밸리의 회사들은 저마다 미션을 통해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한다. 일론 머스크는 지구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고, 우버는 교통의 문제를 해결하고, 에어비앤비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우리 집처럼 느끼게 하려고 노력한다. 구글은 정보를 조직해서 누구나 접근하기 쉽도록 한다. 페이스북은 사람들을 연결하는데 집중한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미션은 특정 시장이나 나라나 문화의 문제들이 아니라 전 지구인들의 문제들을 해결한다. 전 지구인의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전 지구의 문제들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한국인들끼리만, 중국인들끼리만, 독일인들끼리만, 남성끼리만 또는 여성끼리만 있어서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혁신을 만들어내는 기업들이 세계로 뻗어나가기 어려웠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는 우리의 문제 외에 세상 다른 사람들의 문제를 고민해 볼 일이 없었다. 제조업 때 하듯이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면 전 세계인의 문제도 해결되리라고 믿어왔다. 냉장고나 세탁기나 자동차는 그것이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생활 가전이 아닌 가치관과 사고방식이 직접 반영되는 소프트웨어에서는 우리의 문제 해결 방식이 다른 나라에도 적용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는 중국도 제조업과 실리콘밸리의 모델을 모방하는 경제체제가 성장에 한계에 다다르면 맞닥뜨릴 문제이기도 하다.

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지구의 인재들이 모여야 한다.

 

인재

실리콘밸리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인재들이 몰려든다. 그런데 그들 중 어느 누구도 자신의 가치관을 버릴 필요가 없다. 각자 종교와 신념과 성 정체성을 가지고 공동의 미션에 자신이 잘 하는 것을 통해 기여한다. 실리콘밸리에 가면 실리콘밸리의 법을 따라야 한다. 그러나 실리콘밸리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 실리콘밸리 사람이라는 모델은 딱히 존재하지도 않는다.

누구나 자신의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편하게 있을 수 있는 문화가 아니면 사람들은 떠날 수밖에 없다. 한국에 세계적 인재들이 가기 힘든 이유도 그 문화적 획일성에 자신의 가치관을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전지구의 인재들이 모이려면 각자의 정체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어야 한다.

 

조직

다양한 사람들을 모아서 한 배에 태우려면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공정하고 쉬운 룰이 있어야 한다. 단일민족인 우리나라에서는 적당히 눈치로 하는 것이 가능하고 기본적으로 기대하게 되는 행동의 양식이 있다. 아침이면 인사를 할 것이고 의사 결정 문제로 싸우면 윗사람이 결정해 줄 것이다. 식사를 할 때에는 아랫사람이 식탁을 세팅할 것이고 물을 따를 것이다. 이것은 규칙들이 아니다. 문화적 코드이다.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이러한 것들을 전혀 기대할 수가 없다. 누군가는 포크를 쓰고 누군가는 젓가락을 쓰고 누군가는 손으로 먹을 것이다. 누군가는 윗사람이 문제를 결정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누군가는 토론을 통해 설득하려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누구나 지킬 수 있는 간단한 규칙을 세우고 그 외에는 최대한 우리의 미션에 맞춰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다.

각자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한 방향으로 조직이 나아가려면 누구나 지킬 수 있는 간단하고 공정한 규칙이 필요하고 그 규칙 외에는 최대한의 창의성과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생태계

실리콘밸리는 수많은 스타트업으로 이루어져 있다. 스타트업들이 커서 큰 기업이 되기도 하고 또 시장의 요구에 따라 쉽게 망하기도 한다. 각 개인의 전문성들과 뛰어난 아이디어들을 몇 개의 대기업에 다 담을 수는 없다. 그들은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트위터, 애플, 에어비앤비, 우버 등의 수많은 큰 기업들에도 다 담을 수 없는 뛰어난 인재들이다. 그들이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되어 있지 않고 기존의 대기업 위주로만 실리콘밸리 경제가 구성되어 있다면 그들은 곧 실리콘밸리를 떠날 것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대기업과 스타트업과 학교와 금융 기관과 법률 자문 등이 하나의 생태계로 묶여있다. 내가 어떠한 능력을 가지고 어떠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든 세상을 바꿀 제대로 된 미션과 스토리가 있다면 실리콘밸리는 내가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각 전문가들이 최대한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어떠한 아이디어와 도전도 도와줄 수 있는 스타트업 생태계가 필요하다.

실리콘밸리 모델은 지금까지 인류가 해 온 어떠한 모델과도 다른 독특한 체제이다. 혁신에 최적화되어 있는 이 모델에서는 각 전문가가 최대한의 자유를 가지고 자신만의 능력을 통해 전 세계적 스케일의 문제를 바꿔나간다. 그리고 그에 대해 어마어마한 금전적 보상이 주어진다.

물론 어마어마한 보상을 받는 사람들이 모여있다 보니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빈부격차는 심해지고 경쟁도 발생한다. 그러나 각자가 원하는 것이 다르고 추구하는 것이 다른 다양성의 사회이다 보니 일률적인 경쟁이 아닌 각자의 전문성을 살리는 경쟁이 된다.

우리나라는 지금 제조업, 대기업, 수출 위주의 경제체제에서 변화를 모색하는 시기이다. 실리콘밸리의 모델이 앞으로 우리나라의 변화의 방향에 하나의 이정표가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실리콘밸리를 그리다”에 보내주신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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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명의 실리콘밸리의 일상을 살아가는 친구들이 모여 실리콘밸리를 생각해보고 글로 써보고 그림으로 그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