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당신을 염장지를, 원격근무러의 휴가 계획

[직장은 있고 출퇴근은 없습니다] (7) 당신을 염장지를, 원격근무러의 휴가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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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ch accessories. Concept of summer vacations.

 *주의. 이 글은 염장 글임을 밝힙니다. 1년에 한번뿐인 여름휴가를 어떻게 쓸지 봄부터 고민하는 분에게는 매우 해로운 글이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직장인에게 휴가란?

바야흐로 휴가 시즌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들은 곳만으로도 유럽 일주는 물론이고, 5대양 6대주도 (잘하면) 찍고 돌아올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곳으로 휴가를 간다. 혹시 당신이 지금 비행기표와 숙소를 알아본다면 저렴한 비용으로 휴가를 다녀올 수는 없을 것이다. 이렇게 휴가지는 다양해졌지만 우리는 휴가 하나만 바라보며 목을 맨다. 바로 일상으로부터의 탈출, 도피

                                                                                              이런 휴가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매일 7시 반이면 지긋지긋하게 울리는 알람소리를 듣고, 침대에서 5분만 더 누워있다가 일어나야지라고 마음 속으로 되뇌이다가 겨우 일어나 졸린 눈으로 샤워하고 아침도 제대로 못 챙겨먹은채 콩나물 시루 같은 만원 지하철에 몸을 싣고 사무실 책상에 앉는 하루를 알람없이 푹신한 침대에 누워 몇시인지 생각할 필요도 없이 늘어지게 잔 다음, 커튼을 걷으면 따사로운 햇살과 바다가 날 반기는 호텔에서 여유롭게 조식과 커피를 즐기고 미세먼지라곤 1도 없는 파아란 하늘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꿈 같은 일상으로 변신시켜주기 떄문에 휴가는 금과 같고 그래서 우리는 여름휴가를 주말에 붙이고 연장시키려고 밀린 연차도 붙이고 공휴일에도 어떻게 못 붙이나 고민한다.

 

휴가를 어떻게 가야 잘 갔다고 소문이 날까

플링크에는 휴가 제도가 없다. 근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사용하게 하면서 휴가 또한 개인이 관리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막연히 ‘쉴 때 되면 쉬겠지’라고 생각했던 휴가를 진짜 준비해야 하는 때가 되니, 어떻게 쉬어야 잘 쉬었다고 소문이 날지 고민이 되었다. 한가지 확실한 건, 남들처럼 주말에 붙여서 갔다오긴 싫었다. 휴가를 즐기고 싶었지 사람 구경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것도 외국에서 한국인을 반드시 사무실로 출퇴근하지 않아도 되고, 어디서나 일할 수 있다는 점. 플링크만의 문화를 살려 휴가를 즐기고 싶었다. 그래서 나의 소망을 실현할 수 있는 세가지 휴가 계획을 구상 중에 있다.

형.. 가지마 개고생이야. 출처. 선천적 얼간이들 EP51_외국인 노동자 다이어리

 

Plan A. 집나가면 개고생

나는 10년 째 서울살이 중이고, 동생도 집을 나온지 9년 정도 되면서 부모님 두 분만 고향에 계신지 꽤 오래되었다. 늘 묵묵히 뒷바라지 해주시는 모습에 죄송하고도 감사하면서도 공부 탓, 회사 탓, 거리 탓을 하며 명절 빼고는 고향에 내려가지 않았다. ‘바쁘제? 괜찮타?’라고 말씀하시는 모습이 늘 눈에 밟혀서인지 사무실 출근이 없어진 후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고향에 가자. 그것도 오래’였다. 무뚝뚝한 아들이기에 내려간다고 해서 하하호호 화목함보다는 과묵함이 가득하겠지만 그래도 같이 있고 얼굴보는 것만으로도 좋아하시지 않을까? 그리고 요즘 두 분이 나무심는 일(?)에 푹 빠져계셔서 같이 좀 심고 그러고 싶었다. 사실 사무실에 앉아있는 것보다는 햇볕 아래에서 몸을 쓰는게 건강에는 더 좋다.

아름다운 발리의 해변

Plan B. 디지털 노마드의 성지, 발리

‘길효님, 그래서 발리는 언제가요.’ 한 동안 회사에게 인사보다 많이 들은 얘기였다. 처음엔 농반 진반으로 듣고 있었는데 계속 듣다보니 ‘프로 디지털 노마드’들은 어떻게 살까라는 궁금증이 있었다. 그들처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비즈니스를 하며 사는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일하고 있고, 우리도 자유롭게 살기위해 출퇴근 시간을 없앤만큼, 디지털 노마드의 성지인 발리는 내겐 언젠가 꼭 가야할 곳이었다. 그래서 올해 중으로 열흘 정도 발리로의 짧은 노마딩을 다녀올 계획을 세우고있다. 발리는 저렴한 물가와 온난한 기후로 국적을 가리지 않고 전세계의 디지털 노마드가 몰리는 곳이다. 그 명성에 걸맞게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코워킹 스페이스 또한 발달해있어 장기간 사무실을 비우더라도 여행과 일의 밸런스를 유지하며 지낼 수 있다. 한 달에 100만원이면 넉넉하게 쓸 수 있어 서울에서의 생활보다 훨씬 풍족한 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 헬서울 물가…

처음 디지털 노마드들에게 유명해진 곳은 우붓이다. 하지만 어느 곳이든 유명해지면 사람이 몰리는 법. 지금은 디지털 노마드 뿐만 아니라 관광객이 늘어나고 점점 더 붐비면서 일과 휴가를 균형있게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나는 일하는데 남들은 놀고 있다면 당연히 집중은 어려울 것이다. 자신만의 균형을 찾기위해 도전적인 디지털 노마드들이 먼저 짱구로 터전을 옮기기 시작했다. 다양한 코워킹 스페이스들 먼저 들어서기 시작했고, 번잡한 놀거리보다는 아름다운 바다와 서핑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그마저도 한적하다고 하니 사람구경하러 가고 싶지 않은 내게 맞는 장소란 생각이 들었다. 디지털 노마드들로 유명한 장소는 관광보다는 삶에 포커싱되어 있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요가 클래스, 쿠킹 클래스 등이 활성화되어 있다. ‘그냥’ 보러 떠나는 휴가보다 체험하러 가는 휴가가 더 의미있을거란 생각에 클래스나 체험, 네트워킹도 적극적으로 해볼 생각이다. 근데 왜 실시간 검색어에 발리 화산 분화 올라오냐

Plan C. 제주 한달살이 with 제주다움

제주도 한달살이를 생각하기 시작한건, 꽤 오래되었다. 이전에 한번 시도할 수 있던 기회가 있었지만 여러 일이 겹치면서 준비하던 한달살이를 접게되었고 그렇게 ‘죽기 전에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일’ 정도로 나와 인연이 닿지 않는듯 했다. 그러던 중,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네, 그 창조경제입니다)에서 ‘제주다움’이라는 체류지원사업을 운영 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제주다움은 제주로의 이전 및 확장을 시도하는 기업 및 스타트업에게 숙박과 지정업무공간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어디든 갈 수 있게 되었음에도 제주를 생각하지 않았던 건, 제주의 물가가 결코 저렴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제주다움을 활용하면 저렴한 비용에 제주에서의 삶을 경험하고 리모트워킹을 실현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가, 왜 떠나세요?

남들과 다를 것 없이 2박 3일, 또는 3박 4일 정도 휴가를 떠나던 입장에서 (어느 정도의 일은 해야하지만) 시간에 상관없이 사무실을 떠날 수 있게되면서 휴가의 진짜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디를 다녀왔다’, ‘무엇을 먹었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 그게 휴가의 진짜 의미가 아닐까? 내가 계획하고 있는 시간들이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조금은 독특한 나만의 휴가준비를 잘 해보고자 한다.

*플링크에서 페이지콜을 마케팅하는 마케터입니다. 솔루션 전달에 필요한 텍스트와 컨텍스트를 모두 전달할 수 있는 페이지콜 API를 파는 것이 주 업무입니다. 팔자에도 없는 노마드 라이프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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