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킹넷의 IP 계약에 담긴 의미

[김두일의 차이나 인사이트] 위메이드-킹넷의 IP 계약에 담긴 의미

3107

김두일 퍼틸레인 고문이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logo
10월 25일 위메이드와 킹넷간에 초대형 IP계약 발표가 있었다. 바로 미르의전설2(중국명 전기) IP 관련한 계약이었다.
내용을 요약하면 위메이드가 소유한 <미르의전설2> IP를 활용한 웹게임 3종과 모바일 게임 2종을 킹넷이 개발 및 서비스할 권리를 획득한 것이다. 계약금은 총 500억 규모로 지금까지 한국의 IP 라이선스 계약 중에서는 단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미르의전설2>는 한국게임 IP 중에서는 최고의 인지도를 자랑한다. 한때 중국 온라인 게임시장을 80% 가까이 점유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 당시 텐센트는 QQ 메신저나 서비스하고 있던 시절이었고 넷이즈는 163 메일을 서비스 하던 시절로 중국 회사들이 한국의 온라인 게임을 선망의 눈으로 쳐다보며 부러워 했었다. <미르의전설2>는 한국 온라인 게임이 중국을 호령하던 첨병역활을 했었고, 반대로 중국 정부로 하여금 한국 온라인 게임을 규제한 계기를 만든 게임이기도 하다.
허나 10년 넘게 중국 최고의 MMORPG의 위치를 견고하게 지켰던 <미르의전설2>는 텐센트, 넷이즈, 창유, 완미시공 등 중국 회사들의 약진과 운영사인 샨다의 예상 밖 급격한 몰락으로 서서히 동력을 잃어가고 있었고 그런 가운데 이후 <미르의전설2> 이해당사자인 샨다-위메이드 두 회사의 10년간 먹거리를 책임질 IP 분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wemade
이미지: 위메이드

<미르의전설2> IP의 분쟁 히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 2000년 위메이드 설립 (엑토즈소프트에서 분사, IP는 공동 소유)
– 2001년 열혈전기(미르의전설2 중국명 열혈전기) 샨다를 통해 서비스 시작, 큰 성공을 거두다.
– 2002년 9월 저작권 분쟁 시작 (샨다측에서 개발지원 미비를 이유로 로열티 지불중단)
– 2003년 1월 엑토즈소프트 샨다측에 계약해지 통보
– 2003년 7월 샨다 전기세계(짝퉁 미르의전설) 서비스 시작
– 2003년 8월 엑토즈와 샨다 로열티 분쟁 해결 발표, 열혈전기 2년 연장계약 발표, 위메이드 강력 반발
– 2004년 1월 엑토즈와 위메이드 <전기세계>의 지적재산권 침해 소송 제기, 서비스 가처분 신청
– 2004년 11월 샨다 엑토즈 인수 이후 위메이드 홀로 샨다와 저작권 소송 진행
– 2007년 저작권 소송 마무리 (샨다는 엑토즈가 보유한 위메이드 지분을 위메이드에 매각, 열혈전기의 저작권은 위메이드와 엑토즈 소프트에 있고 전기세계는 샨다에 있다는 것으로 조정 및 발표, 1차 저작권 분쟁 마무리
– 2007년 저작권 분쟁 후 <열혈전기> 서비스 순항
– 2009년 이후 중국의 웹게임 시대 열림, <열혈전기>의 웹게임 서비스 출몰
– 2013년 이후 중국의 모바일게임 시대 열림
– 2014년 위메이드, 샨다가 <열혈전기> IP의 공식 라이선스 한 것임을 확인, 로열티 요구 (저의 제보도 있었음)
– 2015년 샨다개발, 텐센트 서비스 모바일게임 <열혈전기> 큰 성공, 이 건은 위메이드측에 로열티 지불, 단 텐센트 몫이 워낙 커서 매출에 비해 위메이드는 불만이 생김
– 2015년 여전히 샨다는 웹게임 IP 사용에 대한 로열티 지불을 하지 않음
– 2015년 샨다 개발 및 서비스 모바일게임 <사바극전기> 성공, 하지만 위메이드는 불만이 쌓여감. 왜냐하면 사후 통보식으로 계약이 체결되었기 때문
– 2016년 천마시공 개발 및 서비스 모바일게임 <아문적전기> 실패, 위메이드의 불만 최고조에 이름
– 2016년 위메이드-킹넷 간의 <열혈전기> IP 사용계약, 이번에는 샨다반발
– 2016년 엑토즈소프트, 위메이드 측에 <열혈전기> IP 사용 계약 가처분신청 소송 제기 (사실상 샨다가 엑토즈를 통해 소송을 제기한 것임)
– 2016년 위메이드 및 킹넷, 엑토즈소프트측에 가처분신청 무효 소송 제기
– 2016년 9월 한국법원 위메이드 승소
– 2016년 킹넷-위메이드 500억 규모의 IP 계약 (웹게임 3종, 모바일2종)
여기서 한번 돌아볼 점은 ‘왜 킹넷은 웹게임에 무려 300억이나 베팅을 했을까?’라는 점이다. 모바일 시대에 웹게임을 만들고 서비스 한다는 것은 어쩐지 뒤쳐져 보인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킹넷은 <전민기적>으로 유명해 졌으나, 실상은 웹게임 회사이다. 지금도 가장 높은 매출을 점유하고 있는 것은 웹게임이다. 원래 <전민기적>도 웹게임으로 만들던 것을 중간에 모바일로 시프트 한 것이다.
킹넷의 게임 플랫폼인 xy.com은 중국 5대 웹게임 플랫폼에 들어간다. 물론 지금은 모바일도 서비스하고 있으니 웹게임 전용이라 말하긴 애매하긴 하지만, 그래도 대표적인 웹게임 플랫폼을 말할 때 꼭 언급된다.
여기에 킹넷과 샨다는 악연이 있다. 킹넷이 전민기적 성공 후 우회상장을 했는데 상장 직후 샨다는 xy.com에 올라온 짝퉁 미르 웹게임에 대해 약 1억위안의 소송을 킹넷측에 제기했다. 물론 타이밍을 재고 노린 것이다.
게임은 몇 개월 전에 올라왔고 중국의 관례상 짝퉁게임은 만든 쪽에 소송을 걸지 플랫폼에 걸지는 않는다. 플랫폼이야 사실 내리면 그만인데 상장 직후 플랫폼에 소송을 걸고 미디어에 빵 터뜨리니 킹넷 주가는 하루아침에 박살나고 있었다.
물론 소송을 끝까지 가면 게임은 내리고 몇 푼 보상하면 그만인데 킹넷 입장에서는 주식시장에서 연일 최저가를 맞고 심지어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심각한 상황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협상을 시도 했지만 킹넷의 어린 CEO 왕웨는 노련한 샨다측에 완벽하게 말리고 있었다. 정말 이대로 두면 1억위안(180억을)을 주고 합의할 판이었다.
더 이상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 하겠지만, 이 일로 킹넷-위메이드는 샨다라는 공동의 적을 만드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웹게임은 여전히 중국에서 훌륭한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처럼 미래 성장에 대한 것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텐센트 같은 곳에서는 사업을 축소하거나 정리하고 있지만, 여전히 웹게임 시장규모는 크고 매력적이다. 현재 이 분야에 독보적 1등은 37이다… 얼마전 광조우에 갔던 바로 그 회사.
웹게임이라는 여전히 매력적인 플랫폼에 미르라는 IP가 붙으면 그 파워는 강력해 진다. 현재 37에서 서비스 하는 미르 IP를 활용한 <전기패업>은 월 1.5억 위안(한화 270억)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러니 미르와 같은 특급 IP를 웹게임에 활용하는데 킹넷 같은 상장사가 100억 베팅하는 것은 전혀 무리한 액수가 아닌 것이다. 5개를 한방에 하는 것은 대표들끼리 직접 딜을 하니 가능했던 것이겠지만 말이다.
물론 상기 언급한 <전기패업>은 샨다가 37과 계약한 것이다. 그리고 그 로열티는 한푼도 위메이드로 건너가지 않고 있다. 당연히 위메이드 입장에서는 뚜껑 열리는 일이고 따라서 위메이드도 독자적인 IP 사업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 와중에 돈도 있고 한국회사와 협업했던 경험도 있고 (웹젠측에 로열티도 속이지 않고 꼬박꼬박 송금하는) 킹넷과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니 샨다에 방해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는 견고한 전략적 관계를 맺게 되었다. 과거 샨다 천하 시절이면 눈치를 보느라 어림도 없겠지만 지금 샨다는 과거와 비교도 할 수 없게 몰락했다. 아, 화무십일홍!!
시장이 좋고 IP가 좋아도 중요한 것은 게임을 잘 만들고 운영을 잘해야 성공한다. 여기에 마케팅 비용도 꽤나 많이 들어간다. 37관계자들은 웹게임 마진이 얼마 남지 않는다고 우는 소리를 하면서 강조하더라…
미래 성장동력에 단 하나 남은 결정적 무기 <미르의전설2>를 위메이드는 잘 활용해야 생존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킹넷은 <전민기적> 이후 딱히 존재감이 없고 게다가 죽 쒀서 개에게 준 꼴이라고 개발사 천마시공은 기껏 키워났더니 어이없이 아워팜에 뺏기고 말았다. 위메이드와의 협업이 그들에게도 중요한 이유 되겠다.
두 회사 다 나와는 일정 수준의 인연이 있는 회사들이라 잘 되기를 응원한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