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게임에 돈을 쓰게 되는 원리

[규리네의 심리학으로 보는 게임] (3) 게임에 돈을 쓰게 되는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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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구성이라도 기간 제한을 걸어 지금이 아니면 살 수 없다는, 손해본다는 심리적 압박을 이용한 것 역시 손실회피 효과

네이버 스타에디터 규리네님의 블로그에 게재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제작자에게 상응하는 대가를 치루어야 한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걸 인식시키는 건 언제나 어려운 일이다. 게임제작자는 이용자의 지갑을 자연스레 여는 방법을 고민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인데, 이번 포스팅에선 바로 이러한 게임에서 볼 수 있는 과금과 관련된 심리효과 몇 가지를 살펴볼 것이다. 

1. 소유효과

같은 물건이라도 다른 사람이 가졌을 때보다, 내가 가지고 있을 때 더 귀중하다고 생각하게되는 걸 소유효과라고 한다. 집에 쓰지도 않은 물건을 쟁여두면서 남이 그거 가져가겠다고 하면 안 주는 심리도 바로 이 소유효과 때문이다. 내가 소유했던 것에 느끼는 가치와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가치가 크게 차이나는 것이다. 

이 소유효과를 게임에서 이용한 사례를 보자. 게임 이용자에게 좋은 아이템을 일정기간 동안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보통 처음 게임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잘 이용하는 방법이다. 일부러 좋은 장비에 레벨도 높은 캐릭터를 한 번 사용하게 해 준 다음, 사용기간이 만료되면 해당 아이템이 사라진다.

이 경우 많은 사람들이 과금의 욕구를 느낀다. 성능의 저하를 확연히 느낄 뿐더러, 심지어 다시 내 것을 찾아와야 한다는 기분, 마치 내 것을 빼앗긴 기분까지 들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람은 어떤 물건을 받았다가 내주게되면 그 것이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었음을 알아도 정서적으로 불쾌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것 역시 소유효과 때문이다.

2. 손실회피

사람은 얻은 것보다 잃어버린 것의 가치를 크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들어 만 원을 잃어버렸을 때의 상실감은 만 원을 얻었을 때 느끼는 행복감보다 크다. 실제 정서적으로 2배의 차이가 난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게임 속에서 이런 손실회피 경향을 잘 이용한 사례가 있다. 캐릭터가 죽어버리면 경험치 일부를 상실하게 된다.

1또 게임에 따라 레벨이 도로 내려가기도 한다. 소유한 아이템을 일부 상실하거나 던전형 게임의 경우에는 지금까지 진행하면서 획득한 아이템을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때 결제를 해야만 이어서 할 수 있는 구조에다가 숫자 카운트까지 해주어 (10, 9, 8…) 의사결정에 압박을 가하면, 많은 사람들이 ‘지를까 말까!’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이벤트를 할 때도 손실회피경향을 이용하면 결과가 다르다. 이벤트 참가에서 얻는 혜택보다, 불참시 겪게될 불이익을 강조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이벤트에 참가한다. 

같은 구성이라도 기간 제한을 걸어 지금이 아니면 살 수 없다는, 손해본다는 심리적 압박을 이용한 것 역시 손실회피 효과
같은 구성이라도 기간 제한을 걸어 지금이 아니면 살 수 없다는, 손해본다는 심리적 압박을 이용한 것 역시 손실회피 효과

3. 강화는 가시적으로 (조건형성)

게임에 투자하는 노력(행동) + 가시적인 효과(강화) = 게임에 더욱 몰두 (조건형성) 이같은 수식이 잘 드러날 수록 이용자는 게임에 더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하게 된다.

그래서 게임 제작자들은 이용자가 게임에 기울이고 있는 노력의 정도를 눈으로 확실히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예를들어 경험치가 몇퍼센트 인지, 퀘스트 달성 정도가 어느정도인지 숫자 또는 게이지로 표시해주는 것이다. 몬스터를 처리할 때마다 얼마의 경험치를 얻었는지 즉각 표시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법이다. 캐릭터가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스킬 이펙트 또한 더욱 화려해지고 더 강한 아이템을 착용할 수록 착용 이미지 또한 멋지게 변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 여기서 게이지 바에 관한 재미있는 효과 한 가지.
게임 조금만 하고 자야지, 했는데 경험치가 98%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계획한 시간보다 지연됬음에도 경험치를 100%까지 채우고 게임을 끝마치고자 할 것이다. 이는 자이가르닉 효과 때문. 사람은 마치지 못한 어떠한 일이 있을 경우 이를 마음속에서 쉽게 지우지 못하기 때문에, 완성되지 못한 어떤 일은 끝까지 완수하여 심리적 안정감을 되찾으려고 한다.

4. 사회 비교 이론

사회심리학의 기초인 사회비교이론은 사람은 자신의 능력과 의견을 항상 타인과 비교하고자 한다는 이론이다. 내가 남보다 우월하기를 바라고, 남이 나보다 앞서 나가는 것을 참을 수 없어 한다. 그래서 때로는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 자신이 손해 보는 것까지 감수한다.

이를 이용해 비교ᆞ경쟁 요소를 게임에 넣는다. 친구라는 요소를 게임에 집어넣고 친구는 어떠한 아이템을 착용했는지, 특정 목표를 어느정도까지 달성했는지, 레벨은 몇인지를 보여주어 상대적으로 내가 떨어진다고 느끼게 되면, 이기기 위해 더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하게 되는 것이다.

5. 희귀성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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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희귀하거나 희귀해지려는 것에 가치를 더욱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들면, 리미티드 에디션이란 말을 붙이면, 그 것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구매욕구가 마구 샘솟는 것이다.

희귀한 것에 대한 소유는 사회비교이론과도 맞물린다. 남들에게는 없는 나만이 소유한 아이템이란 사실은 소유자로 하여금 만족감을 높여준다.

희귀아이템 목록을 공개하는 것 또한 과금을 유도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전 서버에 몇 개 안되는 성능이 좋은 아이템을 공개하여, 게임 이용자로 하여금 소유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6. 문간에 발 들여놓기 기법

 

게임에 생소한 사람일수록 게임에 금전을 지불하는 것에 심리적인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용자로 하여금 거부감없이 지갑을 열게 하기 위해 처음에는 작은 금액부터 시작해야한다. 작은 부탁을 들어준 뒤에 더 큰 부탁을 더 쉽게 들어주는 경향을 문간에 발 들여놓기 효과라 하는데, 이를 이용하여 1,000원이나 2,000원 정도의 소액만 투자해도 짭짤한 보상을 맛볼 수 있는 소액결제를 마련해 놓는 것이다.

소액결제를 통해 만족을 얻은 이용자는 과금에 대해 심리적으로 보다 열린 상태를 유지하게 되고, 다음에는 좀 더 높은 금액을 결제하더라도 심리적인 거부감이 덜하다. 

이런 심리효과 덕분에 게임에 과금한 경험이 많은 사람일수록 다른 게임에 있어서도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보다 많은 금액을 처음부터 스스럼없이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

7. 변동비율강화

변동비율강화는 예측 불가능하지만 확률상 어느 순간에는 좋은 결과를 획득하게끔 하는 것이다. 많은 게임 속에 존재하는 뽑기 시스템이 예다. 말하자면 10번에 1번은 따게끔 되어 있는 것. (그렇다고 9번 연달아 실패했다고 10번째엔 반드시 성공하는 식이 아니다. 단지 확률이 10분의 1일뿐.)

이때 뽑기를 처음 하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투자 금액보다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결과를 정해놓는 것이 좋다. 초반에 보상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일수록 뽑기에 더욱 매달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는 사람은 아시겠지만, 도박은 대부분의 경우 돈을 잃도록 고안되어 있다. 보통 투자한 돈의 90% 정도가 평균 반환액인데, 이는 천원을 걸면 900원을 딴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왜 그렇게 도박에 환장하는 것일까?

선택적 지각, 확증편향: 돈을 잃은 경험은 기억않고 돈을 딴 경험만 과대평가하여 기대하는 심리
도박사의 오류: 계속 짝수가 나왔으니 이번엔 홀수가 나올 거라는 확신
니어미스 효과: 거의 근접했다가 실패하게 되면 다음 번엔 반드시 될거라는 확신
통제감 착각: 내가 직접 번호를 정해서 하면 기계가 하는 것보다 당첨 확률이 올라갈거라는 믿음

기타 등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지면 관계상 생략하겠다.

8. 매몰비용 효과

돈이나 노력, 시간 등을 투자한 경우 성공 가능성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하고보려는 성향을 매몰비용 효과라고 한다. 설령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이 충분히 예상되더라도 말이다. 말하자면 지금까지 한 게 아까워서 계속한다는 소리다. 지금까지 내가 게임에 투자한게 얼마인데, 그 많은 시간과 노력과 돈을 들였는데, 이제와서 그만두자니 게임이 재미없어도 아까워서 그만두지 못하는 것이다.

사이비 종교나 다단계 판매에 빠진 사람이 쉽게 못나오는 이유가 이 매몰비용 효과 때문이기도 하다. 이제 와서 그만두자니,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내가 한 노력들이 전부 거짓이고 헛수고였다는 걸 나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되잖는가? 때문에 자신의 태도를 바꾸기 보다는 내가 지금까지 한 것들은 잘못되지 않았다고 고집피우며 생각을 굳게 먹는 것이다. 

여기까지 과금에 관한 몇 가지 심리효과를 알아보았다. 이러한 심리효과들은 게임에서 이용자의 지갑을 열게하는 데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잘 숙지하여 해당 사항들은 내 것으로 만든다면, 위의 예처럼 이벤트나 도박과 같은 것에 휘둘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보다 유리하고 원만한 삶을 사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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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스타에디터, 규리네 얇고 넓게 호기심이 많은 이웃, 게임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심리학적 현상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