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는 이제 안해도 된다는 팀장님께

[흔한 전략기획의 브랜드 지키기] 실무는 이제 안해도 된다는 팀장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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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의 착각 

관료제가 공고한 조직에서는 관리를 위한 직무가 생깁니다. 흔히 말하는 팀장, 부서장, 부문장, 리더, 셀장 등 많은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이 역할은 관료제의 폐해와 함께 연구대상에서 이름이 빠지지 않았습니다.

참고: 중간 관리자의 역할 

 

물론 이들 중에서 의사결정을 명확하게 내리고 사업의 방향을 잘 준비하고 구성원을 이끌면서 역량을 준비해 나가는 우수한 리더도 있습니다. 사실 그들은 기업 내부에서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구성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고 그들의 능력을 올려주고 성과로 업계에서 매력적인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보통 능력이 뛰어나서 높은 성취를 제공하면서 부가적으로 조직원들을 몰입하게 만드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죠.

반면 전통적인 관리자의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나는 관리하는 사람이야’입니다. 관리하는 사람, 관리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관리는 아니길 바라지만요.

관리를 하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정의하는 사람들은 보통 몇 가지 착각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일정 관리, 비용 관리, 인력 관리를 하는 것이 본인의 역할이고 타 부서와의 얽힌 관료제 내부의 의사소통을 풀어주는 것이 본인 역할의 거의 전부라 생각합니다. 그들의 결과물은 보통 보고서이며 대표적인 스킬셋이라 말하는 것은 관리하는 차트 정도입니다.

물론 이런 일들이 필요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자동화된 생산성 도구로 대체 가능한 일이지만 아직 그것을 사용하지 않아 굳이 사람의 힘으로 관리를 하고 메일이나 구두로 커뮤니케이션한다는 데 함정이 있죠. 사라질 직무라고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시스템으로 대체 가능한 일들이 대부분입니다. 하고 있는 일은 대체 가능한 일이며 해야 하는 일은 정작 하고 있지 않죠. 해야 하는데 안 하는 일이 정작 직원들의 불만인 걸 알면서도 편하기 위해 안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1. 실무는 알아야 관리를 한다

계열사에서 갑자기 팀장이 내려옵니다. 혹은 높은 사람의 지인이라며 팀장으로 경력 입사를 합니다. 그리고는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만든 기획서와 함께 앞서 말한 관리를 주로 합니다. 실무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듣지만 해결에는 수동적입니다. 팀원들은 다 알지만 팀장 이상으로는 모르는 일, 팀장이 실무를 몰라 벌어지는 일 때문입니다. 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실무를 알아야 합니다. 피터 드러커는 리더가 맡은 일들의 소요 시간을 알아야 한다고 책을 통해 이야기합니다. 들어가는 시간을 모르면 얼마나 자원이 들어가는지 모르기에 제대로 된 관리조차 할 수 없는 것이죠. 가만 보면 실무를 모르는 팀장은 팀원을 방치해 버리거나 일이 몰릴 때 대책 없이 다 받아서 팀원들을 혹사시켜 버립니다. 무슨 일을 하는지 일이 디테일도 모르고 필요한 자원도 채 모른 채 자신이 달성해야 할 목표만 쫒고 있죠. 팀워크로 일할 줄 모르는 사람을 거기 앉혀 놓았기에 실무자에게 디테일을 물어보지도 않고 물어봐도 요식 행위에 그칩니다. 제대로 된 관리도 실무를 알아야만 할 수 있습니다.

 

2. 다가오는 역량을 알아야 관리를 한다

앞서 링크한 다른 아티클에서 중간관리자의 역할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단순한 물리적 결합체의 팀이 아닌 결합 이상의 화학적 작용이 더해진 팀으로 존재할 때 팀은 가치가 있습니다. 팀장이 관리를 맡고 실무를 최소화한다는 것은 곧 팀장에게 다른 책임을 부여한 것입니다. 미래를 준비하라는 메시지죠. 하지만 미래에 큰 관심이 없는 높은 진입장벽의 기업에서는 딱히 팀장들에게 미래를 준비하라는 메시지를 다급하게 하지 않습니다. 급할 것이 없으니까요. 관리자는 관리만 하면서 놀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쟁력 있는 기업에서 일하는 분들을 만나보면 압니다. 같은 산업군에 있지만 준비하고 있는 게 다르다는 것을요. 부장, 임원도 새로운 것을 공부합니다. 일과를 마치고 일에 관련된 스킬을 배우기 위해 학원을 가는 리더도 본 적이 있습니다. 관리를 하고 정보가 밝다고 리더를 하는 것은 관료제적 사고입니다. 단순한 조직을 지향하는 현대 경영에서 각 리더들은 맡은 분야에 대해 스스로 그림을 그리고 관련된 스킬들을 직접 할 줄 알아야 합니다. IT 회사의 경우 테크 리드들이 각 파트를 맡으면서 이런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IT 회사만이 아닙니다. 직무를 재정의하고 있는데 과거 단단한 업무 프레임만 고집하는 전통적인 직무들도 새로운 도전을 받기는 마찬가지입니다.

 

3. 지금 자리를 위한 관리를 한다

관리자의 모순 중 하나는 더 큰 조직을 관리해야 한다는 강박입니다. 실무를 하는 것이 아니기에 바라볼 커리어 패스는 오직 더 위의 자리뿐입니다. 다들 모여 이야기하는 내용은 누가 더 위에 올라갈 것인지에 대한 스토리죠. 관리자 중에서 누구도 자신이 맡은 조직을 그 위 조직 전체 규모로 키울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오직 더 위만 바라보죠. 지금은 있는 자리에게 해 먹을 것을 하고 지나가는 자리라는 생각이죠. 여기서 기업 전체의 혁신은 파괴됩니다. 기업 스스로 자리를 만들고 직위를 분화하고 많은 단계를 만들면서 여기해 버렸습니다. 장기적인 토양을 바꾸기보다 지금 이 관리 자리에서 얻을 단기적 비용 조정만 쳐다보고 있습니다.

 

 

글을 마치며 

생각해보면 관리자의 이런 행동들은 기업이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 관리자 개인으로는 최선을 다해 살기 위해 룰에 적응한 결과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실무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경영 이론에 따라 관리를 할 수 있다고 믿는 믿음, 미래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는 회사 분위기, 많은 자리들을 관리 계단으로 만들어 놓고 편하게 일해보려는 제도가 모여 만든 결과입니다. 관리자 수를 줄이라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죠. 다만, 실무를 잘 알고 미래에 밝아 구체적인 비전 제시가 가능하고 정치가 아닌 맡은 일로 승부를 보려는 관리자가 더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팀원이 자꾸 나가는 팀, 회사는 이유를 여기서부터 찾아봐도 좋겠습니다.

 

 

PETER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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