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DDM(동대문)은?

[커머스가이가 알려주는 진짜 유통] 지금 DDM(동대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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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머스가이가 알려주는 진짜 유통 오늘은 DDM(동대문) Now입니다.

지구상에 옷 원단 제작부터 디자인, 최종 생산, 판매까지 한방에 할 수 있는 나라는 몇 개나 될까요? 기준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최대 5개, 빡빡하게 보면 3개 정도 된다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오늘 소개할 동대문(DDM)은 생산과 판매 라인이 한방에 몰려있는 독특한 생태계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한창때에는 유명 연예인이 아침 방송 때 입고 나온 옷을 다음날 DDM에서 구할 수 있던 시절도 있었죠.전날 디자인을 똑같이 따서 밤새 공장을 돌리면 연예인st가 뙇! 그러면 세상 멋쟁이들이 모여와 밤새 쇼핑을 하는 진풍경이 펼쳐집니다. 전국 팔도 소매상들도 단체로 올라와 마구마구 옷을 사가기도 하구요.

그럼 지금은? 일반 소비자들의 방문이 줄어든 대신, 그 자리에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채워졌습니다. 특히 동대문이 왕홍 방송에 자주 등장하면서 중국 관광객들의 방문이 부쩍 늘었다고 하네요. 최근에는 SNS 인싸들이 본인 인스타와 블로그 마켓에 판매할 상품 사입을 위해 이곳을 방문하고 있지요.

낮시장과 밤시장이 공존하는 그곳. 이번 글은 동대문 상품의 유통 과정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항상 서론이 긴 것 같습니다만. 이다음은 짧고 임팩트 있게 써보겠습니다.

시작하기에 앞서 이번 글은 새롭거나 특별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기자 체험기나 인터뷰에서도 여러 번 다뤄지기도 했구요. 그래도 커머스가이 글이라면 다른 포인트가 있지 않을까? 혹시나 기대하고 계시다면… 네. 아쉽지만 또 그 내용입니다. (그래도 재밌게 읽어주세요!)

 

동대문 상품의 유통 과정

대량 직접 생산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쇼핑몰, 소호몰, 개인 블로그를 통한 상품 판매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칩니다.

 

1. 동대문 도매상에 가서 샘플을 받거나, 구매

매출 좀 나오면 샘플 무료로 주고(당연히 반납), 초기에는 사야 합니다. 쇼핑몰이나 블로그마켓에 <촬영용 샘플 판매>가 쓰여있다면 초짜 혹은 반납하느니 그냥 내가 판다! 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Issue: 샘플 선정! 말 그대로 상품을 고르는 과정을 말하는데요. 여기서 잘 골라줘야~ 모든 것이 잘 풀립니다. 제일 중요한 건 신상을 골라내는 것! 보통 신상일 때 재고도 충분한 편입니다. 다 신상이라고 써 있는데 과연 모든 상품이 신상일까요? 아닙니다. 스파이처럼 끝물인 놈들도 간혹 껴있습니다.

특히 중국산의 경우 한번 완판 되면 다시 안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다시 입고된다 한들 최소 10일 이상이 소요됩니다. 그 사이에 판매 사이클은 종료됩니다. 만약 온라인에서 주문한 물건이 배송되지 않거나 엄~~청 오래 걸린다면? 판매자가 끝물을 신상으로 알고 올렸거나, 중국산 제품으로 최소 2주는 기다려야…

아! 그리고 도매처에서 파는 상품명은 꼭!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2. 샘플 및 착샷 촬영

착샷도 많이 변했습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대형(유명) 소호몰에서는 피팅 모델을 선발하고 사진을 수백장씩 찍었는데(물론 지금도 이름 대면 알만한 곳들은 전속 모델이 다양한 상황의 착샷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그냥 착용한 모습을 폰으로 찍어 보여주는데 집중하고 있지요. 특히!!! 얼굴 아래로 찍는 곳들이 많은데요. 고객이 참고할 수 있는 핏과 스타일만 보여주는 거죠.

실제 상위 셀러들 중에는 일반 체형에 무난하게 옷을 소화해내는 판매자들이 꽤 있습니다. 하지만 이분들은 히트할 아이템을 선별하는 MD역량이 뛰어납니다. 또, 이걸 자연스럽게 매칭하는 스타일링 센스도 좋구요. 이러면 사진은 그저 거들뿐이죠. 그래서 사진을 더 이쁘게 찍어 내기 보다는 상품이 어떤 느낌인지 전달하는데 집중합니다.

당연히 SNS 채널과도 연동되어 있지요. 특히 주력 상품은 일상 연출컷을 촬영해 적극적으로 SNS에 노출하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인★그램이라던가…

*issue: 판매 상품을 촬영 할 때 다른 아이템과의 매치는 정말 중요합니다. 그리고 각 판매자의 컨셉과도 일치해야 하죠. 잘 안 팔리는 몰의 옷을 보면 이름에서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옷들이 나옵니다.

그리고 상품 상세컷은 폰으로 찍더라도 각도나 초점은 잘 맞춰 찍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가장 기본인데 지나치는 판매자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3. 이미지를 포함해서 상품을 업로드

촬영까지 다 했다면 이제 사진을 포함한 상세 페이지를 올려야겠죠? 블로그나 인스타, 스마트스토어(스토어팜) 그밖에 인플루언서 마켓 등 주요 판매채널에 업로드를 합니다. 이전에는 온라인몰=오픈마켓, 소셜커머스, 직영몰이 전부였는데 갈수록 마켓 영역도 세분화되고 있지요.

이제 판매가를 설정해야겠죠? 그리고 슬쩍 던지자면 판매가는 도매가의 1.8~2.2배 정도 됩니다. 도매처에서 1만 원에 상품을 가져왔다면 2만 원에 판매하는 수준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여기에는 포장과 택배비, 각종 판매 수수료, 부가세 신고를 위한 마진 수치 등이 포함됩니다.

그리고 최소 1.8배 정도 가격 설정을 해야 나중에 부가세 신고를 할 때 마이너스가 되지 않는다고 *셀러오션의 고수 판매자들이 뉴비들에게 경고합니다.

그런데 다수의 신규 셀러들이 도매처에서 1만 원에 사입한 물건은 15000원에 팔곤 하는데. 처음엔 잘 팔리겠죠. 타 소호몰 보다 20% 이상 싸니까. 여기서 적당히만 잘 팔리면 괜찮을 텐데 그 이상이 판매되면 나중에 세금을 내고 사업을 접는 경우도 꽤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도매와 소매상의 가격 유지와 실제 망하는 걸 막기 위해 적어도 2배수에는 팔아야 된다… 라고 고수 판매자들이 초보 셀러들에게 조언합니다.

*셀러오션: 최대 규모의 판매자 대표 카페

Issue: 상품 업로드를 할 때 되도록 도매처에서 정한 상품 컬러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가끔 자주 혼동하는 깔(컬러)이 있습니다. 바로 화이트와 아이보리! 분명히 흰색인데 제품 옵션 명에는 아이보리… 그레이도 좀 애매합니다. 차콜도 있고, 연그레이도 있고 구분하는데 고민이 필요한 컬러들이지요. 이렇게 되면 도매처에서 상품을 주문할 때 엇갈리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면 흰색, 아이보리, 검은색, 회색 이렇게 컬러가 많은 옷 중에 흰색과 검은색이 괜찮은 것 같아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흰색은 아이보리에 가까운 것 같고, 검은색은 진그레이 느낌이 나니까 판매 옵션에도 아이보리, 진그레이라 올려둡니다.

나중에 재고가 부족하니까 판매자는 다시 도매에 주문을 넣겠지요? 그런데 원래 주문해야 할 색상(흰색, 검은색) 대신, 옵션명 대로 아이보리와 그레이를 주문하게 되면… 당연히 도매에서는 주문한 색상을 보내주겠죠.

그다음은 어떻게 될까요? 상품 색상이 다르다고 고객은 반품하겠다고 하거나 불량 혹은 원하는 색상이 아니라고 후기를 뙇!!! 복잡한 상황이 펼쳐집니다. 그러니 꼭 주문 상품명은 잘 기억해두고 컬러 옵션도 그대로 사용해야 합니다.

 

4. 자 이제 주문이 들어오면? 동대문에 가서 사 와야겠죠?

네. 말 그대로 고객이 사주기를 기다리고 주문이 들어오면 즉시 상품을 사 와야 합니다. 재고를 쌓아두고 판매하는 경우는 바로 보내주면 되겠지만! 창고를 끼고 물건을 파는 사업자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재고 부담도 되고 보관 비용도 많이 나가기 때문이죠.

여기서 블로그 마켓 판매자와 나름 운영 기본이 잡힌 몰의 차이가 드러나는데요. 블로그 마켓은 공동구매 방식으로 이번 주에 주문받은 상품을 모아 모아 한 번에 동대문에서 사입을 하고 2주 뒤에 발송을 합니다.

사업자 형태를 띄는(혹은 플랫폼의 도움이 있는 경우) 판매자들은 당일 주문 건을 그날 밤에 직접(요즘은 줄었지만) 사 오거나 *사입삼촌을 통해 물건을 가져옵니다.

*Issue: 위에서 언급한 상품명, 옵션명이 정확하지 않으면 바로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5. 동대문 던젼에서 주문 상품 사입하기

자 이제 밤이 됐습니다. 의류 사입은 주로 밤시장에서 이뤄지고 오픈 시간은 상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저녁 8시가 넘어야 가게들이 문을 엽니다.(마감은 다음날 낮 12시까지!!)

이제 고객이 주문한 리스트를 들고 시장을 한 바퀴 돌아야겠죠? 주문 리스트를 들고 빠르게 한 바퀴를 돌면 쨔잔!!! 네 주문량의 30% 정도 사입했군요. Why 때문에? 상황극으로 한번 살펴보죠.

 

A : “아 삼촌 아직 준비가 덜됐는데. 2시간 뒤에 오면 *장끼랑 같이 준비해 둘께”
B : “아이고 이게 물량이 달려서 오늘은 없네. 하루 정도 있으면 들어올 거 같아!”
C : “어? 이거 (시즌 or 생산) 끝난 건데. 이걸 아직 주문받고 있다고? 이거 물건 없어”
D : “이게 중국에서 오고 있는데… 한 열흘은 기다려야 될 거 같은데. 취소할래 아님 *미송 잡을까?

 

다시 한 바퀴 더 돌면~ 대략 40~50% 정도로 사입을 끝낼 수 있습니다.

TMI: *장끼, 미송?? 알쏭달쏭한 동대문(도매) 용어가 궁금하다면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Issue: 맨 처음 고른 샘플이 재고가 충분하지 않다면 A, B, C, D 같은 답을 얻게 되고 당연히 사입은 실패로… 새로 사입하는 상황이면 괜찮지만 만약 재주문이라면 고객 분노-기다려주세요 대응과 사과-하지만 5일 지나도 오지 않겠죠…

 

6. 이제 검수를 해볼까?

열심히 대봉(대형봉투)에 챙겨서 사무실 혹은 집에 들고 옵니다. 직접 가져오기도 하고 (사입)삼촌이 보내주기도 하죠. 플랫폼은 대게 직접 가지고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주문대로 옷이 잘 들어왔는지 직접 살펴봐야겠죠? 수량이 맞는지, 주문한 컬러가 맞는지 어디 불량은 없는지. 이 과정을 검수라고 합니다.

TMI: 검수를 여기서 한다고? 혹 동대문에 가보신 분들은 아실 텐데 소매시장 보다 도매시장 동선폭이 더 좁습니다. 그리고 그 짧은 시간에 물건을 꺼내 체크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구요. 그리고 자주 가는 거래처라면 얼굴만 봐도 어디서 왔는지 아니까 물건을 착착 담아 장끼와 함께 봉지째 줍니다. 그럼 물건들을 대봉에 모아 들고 오는 거죠!

이제 하나씩 까서 보면 수량 차이가 있거나 색깔이 잘못 들어가거나 한 경우가 발생합니다. 그럼 따로 메모를 해놓고 바로바로 전화로 정리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날려먹는 거죠;;

 

7. 보풀 제거, 다림질 살짝 해서 포장 직전 단계로 정리

처음에는 말 그대로 주문과 같은 상품이 들어왔나! 바로 눈에 보이는 불량이 없나 체크 하고(뜯어지거나, 단추가 떨어졌거나, 자크가 불량 등) 2차로 실밥과 보풀, 구김 있는 곳에 살짝씩 다림질을 하면서 추가 검수를 합니다. 그리고 고객 주문이 들어오면 폴리백(비닐포장)에 담아 보내기 전에 최종 검수를 한번 더 합니다.

 

8. 마지막으로 송장 출력 후 최종 포장

이제 마지막 단계입니다. 택배 프로그램에 주문자 정보를 넣고 송장을 출력해주고, 폴리백 상품을 한 번 더 박스나 불투명 비닐에 포장하고 고이 모아둡니다.

 

9. 택배 수거 및 배송

택배 기사님이 물건을 수거해가면 물류센터 피킹을 거쳐 간선을 타고… 허브(feat.옥천hub) 앤 스포크를 돌아돌아 고객에게 전달되면 끝!

Issue: 열심히 검수해서 잘 보내줬으니 판매 끝? 인 것 같지만 전체 물량의 10% 정도는 반품이 됩니다. 그래서!!! 블로그 마켓을 보면 샘플 판매 글이 많이 올라오지요. 이렇게라도 판매하려는 것은 최대한 원가라도 건져보자는 심리입니다. 판매량이 늘수록 반품률도 같이 오르니 골칫거리죠.

그리고 정상 상품인데 고객 변심으로 반품되어 오면 당연히 도매처에서는 받아주지 않습니다. 그나마 곱게 반품 택배비를 내고 보내주면 괜찮을 텐데. 그거 내기 싫어서 옷 불량으로 만들어서(소매를 찢거나 어깨를 틀어내거나 단추도 뜯고…) 반품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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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프로세스와는 별개로 현재 동대문은 상품 자체가 별로 없다는 게 이슈라면 이슈겠네요. 오늘 아침에 본 연예인 공항패션을 내일 동대문에서 볼 수도 있겠지만 수량은 겨우 몇 백 벌이니 도매라기보단 점점 더 쇼룸화 되어가는 실정입니다.

경기가 좋지 않으니 소비자가 옷을 적게 사게 되고 공장들도 초도 생산량을 갈수록 줄이게 됩니다. 반면 인스타와 유튜브, 블로그 판매자는 점점 늘어나니 샘플 몇백 장은 금방 나가버리죠. 요즘 판매자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러니 막상 고객이 주문을 해도 상품이 없어서 배송 안되는 상황이…ㅠㅠ

그리고 중국 생산 제품은 가격 경쟁력 면에서는 좋지만, 대게 한번 생산되면 재생산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똑같이 한국에서 만들면 되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국내에서 만들면 기본 1.5배~ 1.8배가 돼버립니다. 원래 판매 가격을 맞출 수가 없죠. 한번 팔면 끝!

“우리가 먼저 가져갈게욥!!” 이 와중에 대형몰들은 물량을 적극적으로 매집합니다. 도매처 입장에서는 대량으로 한방에 사가는 고객이 최고 좋은 고객이니 그냥 주겠죠. 10개씩 주문하는 10명보다 100개 주문하는 한명이 다 챙겨가는 상황이 그려지죠. 그럼 10명에게 주문한 고객은 무한대기… 그리고 물건이 다시 생산돼서 오면 또 100개 주문한 대형몰이 챙겨갑니다.

이런 상황에도 지난주 동대문과 중국을 연결해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분이계셔서 만났는데요. 흠… 일단 동대문은 재고가 없고, 들어보니 동대문 상품을 샘플로 현지화해서 팔겠다는 *힌두이서 회사도 있다고 합니다. 안되는 건 아닌데 상대적으로 돈 벌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하네요.

TMI: *한국 옷을 수입해와 중국인이 선호하는 원단으로 재디자인해 판매하는 방식 들여와 중국인이 선호하는 원단을 써 재디자인해 판매 (참고: 中 1위 온라인패션 기업, 어떻게 탄생하고 성공했나)

근데 글을 다 쓰고 보니 제가 쓴 건지 어디서 본걸 쓴 건지 모를 정도로 다 아는 이야기 같군요. 그래도 100% 뇌피셜 맞습니다. 여러분! 손이 열심히 썼는데 혹 궁금하거나 빠진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커머스가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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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알랩스(3RLAPS) 대표, 진짜유통연구소장/ 온오프라인 커머스 시장의 오랜 경험으로 진짜유통연구소를 설립했습니다.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 진짜 유통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온라인에서 MC.R 닉네임을 사용하고 최근에는 ‘커머스가이’로 인싸가 되고 싶은 아재입니다. 팟캐스트 ‘어른이를 위한 생계구조대’ MC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