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다는 말, 그거 칭찬 아니에요

[슬기로운 직장생활] 착하다는 말, 그거 칭찬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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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페이스북에 오픈한 성격 분석 기반 Career 조언 서비스에 현재까지 대략 40분이 참여했습니다.

짐작하시는 것처럼 80%는 이직을 염두에 두고 문의를 해오셨고, 그분들께 각자의 성격에 어떤 이직이 좋을지, 그리고 그전에 마음의 준비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드렸습니다.

그분들의 자료를 보다 보니 하나의 패턴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는데요 – 아직은 숫자가 작아서 통계적으로 검증된 건 아닙니다만 – 제일 문의가 많았던 분들은 소위 ‘착하고 열심’인 사람들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무엇이든 노력하는 분들이었습니다. 게다가 이타적이고 타인을 신뢰하며 협조적인 사람들. 동정심도 많은 분들이었죠.

언뜻 봐서는 이런 분들은 이직 안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든 성격에는 동전의 앞뒤와 같이 장단점이 있습니다. 이 분들이 가진 뒷면은 이렇습니다.

할 말이 있을 때 참고, 나서야 할 때 기다리며 남에게 싫은 소리 못하는 성격. 다들 놀 때도 자기 일은 물론 남이 부탁한 일 까지도 열심히 처리해 아차 하면 남에게 이용도 당하는 사람. 성격이 비슷하다고 이직을 결심하는 이유도 같을 수는 없겠죠.

하지만 저의 조직 생활과 여러 가지 관련 연구에 비춰보면, 성격이 비슷하면 경험하는 사건들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정확히는 각자 경험하는 다른 사건을 유사하게 인식한다는 의미) 그리고 그 사건들로 인해 누적된 데미지가 이직하려는 근본 원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착한 사람이 불리한 두 가지 이유

착하다는 묘사를 듣는 분들은 대략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일을 가장 능수능란하게 처리하는 사람들보다 불리한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성과보다는 관계와 입장을 먼저 고려한다는 것입니다. 일의 결과나 성과에 집중해야 하는 시점에 구성원들과의 관계나 본인의 아이디어로 인해 피해가 가는 실무 부서 사람의 입장을 먼저 생각합니다.

이로 인해 평가에서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지요. 이런 태도에 대해 옳고 그름을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은 어쩔 수 없이 눈에 보이는 실적과 성과가 중심이기 때문에 착한 분들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착하기 때문에 상황을 주도하거나,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자기 의견을 관철시켜내는 걸 주저한다는 겁니다. 아차 하면 대단히 열심히 일하고도 ‘수동적’이라는 말을 들어서 성과 인정에서 크게 손해 볼 수 있다는 뜻이죠.

그리고 이게 성격이기 때문에 이직을 해도 비슷한 일이 반복되게 됩니다. 여기서 착한 사람이 저기서 악당이 되기는 쉽지 않고, 여기서 착한 사람은 저기에서도 착한 사람이거든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그렇다고 착한 성격을 버리거나 바꿀 수도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회사에서는 ‘좋은 사람’이 아니라 ‘유능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착한 분들이라면 유능한 사람의 기본은 갖춘 겁니다. 사람을 챙길 줄 아니까요. 하지만 이게 약점으로 작용하지 않으려면 결국 냉정하게 자를 땐 자를 줄 알아야 합니다.

할 말은 그 자리에서 바로 해야 합니다. 상황을 진척시키기 위해서는 싫은 말도 할 수 있어야 하고 욕도 먹을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 의견을 주장하고, 타인과 충돌도 감수해야 합니다.

착하다는 평을 듣는 분들은 어떻게 보면 다른 사람이 대신 욕먹고, 총대 메는 악역을 하도록 만들고 있는 것일 수도 있어요.

여러 명이 함께 일하는 조직에서 착하다는 말이 칭찬이 아닌 경우가 많은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일을 진행하고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귀찮고 번거로운 일도 공정하게 분배되어야 하는데, 소위 착한 분들이 보이는 성향은 결과적으로 이런 고충을 남이 짊어지도록 만듭니다. 혹은 자기가 나서서 고생했다고 인정받고 싶은 유아기적 무의식일 수도 있겠습니다.

 

마치며

착한 성격인 분들일수록 이직을 실행하시기 전에 조직 내에서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싫은 소리 하는 걸 연습을 충분히 하시고 새 직장으로 가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성격이 성격인 이유는 새로운 곳에 가서도 그 행동 양식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 것이고, 현 직장에서 억울한 일 많이 당해서 이직하는 건데 새로운 곳에서도 또 얼마 지나지 않아 억울한 상황에 계속 놓이면 대안이 별로 없어집니다.

조직은 관계만큼이나 실적과 업무 진도가 중요합니다. 업무 성과와 착하다는 평가 모두를 가지고 싶다면 차라라리 요구할 것은 당당히 요구하고, 할 말은 하면서 그 속에서 힘들거나 상처 입은 사람들을 따로 보듬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할 수 있어야 이직해서도 삶이 조금 더 편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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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직장생활과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십으로 제공되는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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